10/16 솔직한 심정
10/16 목요일 밤 / 학원 다녀옴 / 자기 전까지 집공 예정
더 이상은 그 어떤 점도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었다.
매년 합격한다고 했었는데 계속 불합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튜브로 타로 보는 것도 좋아했었는데 그마저도 안 봤었다. 그런데 ‘남은 올해 나에게 일어날 일’이라는 제목의 타로 영상을 홀린 듯이 클릭해서 번호를 뽑았는데 조금 위로를 받았다.
(유튜브 ‘타로묘묘’로 봄)
정말 맞는 말.
솔직히 안다. 다 개구라뻥인 거.
그냥 우연의 일치로 지금 내 상황과 맞아떨어졌다는 거. 그래도 힘든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거 같아서 아주 조금은 위로가 됐다.
솔직히 힘 안 난다.
나는 5시다.
이번에 떨어지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다.
재시, 삼시, 사시 때 힘들었던 거와는 비교도 안되게 정신적으로 힘들다. 파이팅 안 난다. 맨날 파이팅이라고 외치지만 그거 진심 아니다.
지금 나는 하루하루 멘탈이 탈탈 털리고 있다.
올해는 몸이 힘들 때마다 학원 시험을 시원하게 제끼고, 내가 스트레스받는 과목의 시험도 시원하게 제끼고 내 공부한다는 고집으로 했다. 오늘 오랜만에 보는 과목을 공부하는데 정말이지 책을 북북 찢어버리고 싶었다. 몇 년째 보는 건데도 어려우니까. 나는 돌대가리인가 싶으니까.
그러다가 한 번에 합격한 친구는 다음날 심장이 아플 정도로 시험 전 날에는 항상 밤을 새우고 에스프레소를 하루에 몇 잔씩 마시며 공부했던 것이 생각나면서 왜 나는 그러지 못할까, 왜 그런 독함이 나에겐 없을까 자책하며 나의 심장을 스스로 마구 할퀴었다.
올해 가장 큰 빌런은 나 자신이다.
올해 그 누구와도 새롭게 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 스트레스는 없다. 그런데 나 자신이 나를 가장 아프게 하고 있다. 왜 못하니, 왜 벌써 졸리니, 왜 몸이 아프니, 왜 더 버티질 못하니, 왜 더 참지 못하니 하면서. 어쩌겠어.
그냥 해야지.
뇌를 빼고 해야지.
눈 뜨면 씻고 바로 학원 가야지.
아무런 의미 부여 하지 말고 그냥 하자.
11월에 덜 힘들려면 지금 해야된다.
힘들어하면 나만 손해야.
다시 공부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