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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장거리 마라톤, 이제부터는 전력질주

10/17 이 와중에 배는 고프다.

by 오뚝이


@선유도


10/17 (금)



새벽에 눈이 떠져서 그냥 일어나서 학원 열람실에 가서 앉았는데 아침 시간 내내 비몽사몽 한 상태가 이어졌다.


한바탕 소음 문제로 임대인이 옆집에 강하게 주의를 줬다고 한 것이 불과 5일 전 일인데 또 밤 열 두 시부터 말소리가 들려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든 채로 귀를 막고 자서 그런지 일어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점심을 먹는데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냥 집에 가서 잤다. 알람을 맞추고 잤는데 눈을 떠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그래도 푹 자고 일어나니 컨디션이 돌아왔다.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사서 다시 학원에 갔다. 잘 때 입고 잔 펑퍼짐한 반팔티를 그대로 입고 갔다. 쭈글쭈글해진 반팔티. 그 누구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사실 이곳에 차마 쓸 수 없는 말들이 많다. 내 일기장에도 쓰지 않을 말들. 쓰고 나면 현실이 될까 봐 두려운 말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은 사람을 이렇게까지 피폐하게 만든다.


가끔, 아니 요새 들어 자주 생각한다. 공부하면서 이 정도로 힘든 것은 결국 내가 공부에 적성이 없어서인 건 아닌지. 하늘이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뜯어말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많아지는 와중에 얼큰한 해장국이 먹고 싶다.

저녁으로 해장국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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