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거 같을 때
요즘 기상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앉아서 벽을 보면서 잠시 정신 차리는 시간을 가졌다.
최애 카페에 가서 아이스 라테와 무화과 크림치즈 휘낭시에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무화과 크림치즈 휘낭시에.
요즘 거의 내 소울디저트이다.
하루라도 안 먹으면 자꾸만 생각나는 마성의 디저트.
오늘은 좀 많이 구워졌는지 겉이 살짝 바삭했다.
매일매일 다른 질감으로 맛있다.
순식간에 입 안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사실 어제 한 작가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기사를 보고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나와 동갑인 작가. 그의 엄청난 팬까지는 아니어도 그의 유명한 책을 한 권 읽고 나와 비슷한 우울증을 겪고 있으면서도 책도 내고 어떻게든 살고 있다는 거 자체에 위로를 받았었는데 그 사람이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니.. 그 어떤 유명인의 죽음보다 내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삶과 죽음. 죽음과 삶.
그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살고 있는 거 같다. 챗지피티에게 죽음에 대해서 말하니 각종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역시 이럴 땐 AI가 인간을 절대로 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네가 아무리 나를 위로해 줘도 와닿지가 않아… 전화 걸 힘도 없고, 구구절절 내 얘기를 할 힘도 없다는 것을 너는 아니?
나의 패턴을 이제는 알 거 같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을. 어제 또 옆집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임대인은 그저 나를 달래기 위한 방편으로 옆집 사람에게 강한 주의를 주었다고 말한 것이 분명함이 드러나는 순간.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신경이 곤두서며 극심한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그렇게 잠들고 나면 다음날 몸에 기운이 없다.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거 같다. 혹시 이거 몰래카메라인가? 트루먼쇼인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무화과 크림치즈 휘낭시에를 먹었다.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사실은 별로 듣고 싶지가 않을 때) 무화과 크림치즈 휘낭시에만이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요즘이다.
기회가 되면 카페 사장님께 무화과 크림치즈 휘낭시에 정말 존맛이라고 꼭 말씀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