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오늘 밤은 부디 잘 자고 싶다.
어제도 잠이 더럽게 안 와서 계속 뒤척이다가 몇 시에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집에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산책도 하고 (어제는 저녁 산책밖에 못했지만) 스트레칭도 자주 하고 공부도 해서 몸은 피곤한데 잠은 안 온다.
고백하자면 나는 사주에 ‘화’가 세 개나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실제로 몸에 열이 많아서 더위를 심하게 타고 예민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여러 가지 우울증의 증세 중 나의 경우 화와 분노가 핵심이다.
화병이라고 하죠..
그래서인지 몰라도 청년 노동자가 노동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다가 사망하였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끓어올라서 광화문 광장으로 뛰쳐나간 적도 있고 아주 어릴 적엔 동생을 괴롭히는 동생네 반 양아치들을 처단한 적도 있고 일하던 곳에서(굉장히 규모가 작은 곳인 만큼 사무실 크기도 굉장히 작았음) 과장이 아침부터 자기네 집 에어컨 설치 관련해서 사무실에서 계속 큰소리로 통화를 하길래 들이받은 적도 있다(잘했다는 건 아니다…워낙 가‘족’같은 곳이었음.)
이 ‘화’가 정의로운 일에 쓰이면 좋으련만 고시생인 지금은 엉뚱한 곳으로 화살이 날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학원에서 누가 떠들면서 웃고 있으면
‘니들은 뭐가 그렇게 즐거워서 하하 호호하고 있니 ‘라는 생각이 들고 (떠드는 소리가 열람실 안까지 들어온다고…) 카페에서 사람들이 노트북을 하거나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한가해서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그분들도 바쁜 와중에 여유를 갖는 것이겠지만…) 나의 글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서도 지극히 제삼자의 입장에서 잘 극복해서 합격해라는 식의 글을 보면 참 말이라는 것은 어떨 땐 한없이 가벼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분은 응원해주려고 한 말이겠지만.
나도 안다. 내 성격 베베 꼬인 거 ㅎㅎ 그렇지만 공부하기 전에는 내 성격이 꼬였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건 다 시험 탓이다!!
부디 지금 이 시간이 잘 지나가서 나의 이 끓어오르는 ‘화’를 좋은 일에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