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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나씨 Aug 01. 2019

#10 괜찮아. 자연스러웠어!

용기를 내 딸기씨


추석연휴가 끝나갈 무렵 딸기가 또 제안을 했다. 이번에는 야밤 드라이브가 아니라 주간 아니 오전 드라이브다.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다면서 마장호수 이야기를 한다. 이곳저곳 구석구석 다녀본 경험이 많았던 오렌지였음에도 불구 완전 처음 듣는 곳이다. 마장호수? 마장동에 있나? 그 소고기로 유명한 그 마장동?  고기먹으러 가는거임? 알고보니 마장동과는 1도 관련이 없는 경기도에 있는 호수 이름이었다. "콜!"을 외쳤다. 뭔가 간만에 해떠있을때 나왔더니 데이트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아 물론 딸기차로 갑니다. 오렌지차는 여전히 입원중입니다.


출발ㅋㅋ외곽순환고속도로는 언제나 즐거워



호수 도착^^

도착해보니 역시나 처음 와보는 곳이다. 심지어 지나가본 적도 없다.

굿굿 뉴플레이스 좋아좋아!!

오렌지 신났다.



평화롭습니다.



추석연휴를 맞아 나들이들을 나오셨는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마장호수의 명물은 단연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이다.


출렁출렁


사실 오렌지씨는 겁이 없다. 왠만한 롤러코스터를 타도 무섭다고 소리지르는게 아니라 재밌다고 일부러 소리지르는 수준. 실제 생명의 위협을 느낀적은 살아오면서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런 출렁다리? 사람들 무서우라고 지가 막 일부러 방방뛰고 그런다. 근데 여기서는 그랬다간... 저 인파들에게 발로 채여 호수로 내던짐을 당할 것 같으니 그냥 참기로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발을 내딛고는 좀 놀라긴 했다. 아마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감탄사도 흘러나왔을 것으로 사료됨. 적응기간이 조금은 필요하지. 여튼 뭐 사람들이 저렇게 떼거지로 걷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 흔들렸던 것은 아주 당연한거 아니겠음?



헌데

갑자기

 오렌지 어깨 위로 딸기씨의 팔이 올라온다.




'잉? 이게 무슨짓?'


오렌지는 애써 놀라지 않은 척 묵묵하게 버티며 약간은 몸이 굳은 채 계속 전진한다.


그리고 잠시 후 딸기의 팔은 조금은 민망한 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보호본능을 자극했었나 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디 한번 실험해볼까?

무서운척 다시 해봐?



"꺅꺅!!"



다시 팔이 올라온다.



그렇게 몇 번의 반복


이 여세를 몰아 오렌지어머나 꺅꺅 무서워 하면서 딸기 팔도 잡아보는 짓거리도 한다. 사실 훨씬 오래 전 진즉부터 후배밀미리뽕의 지령이 내려와있던 터였다. 신속한 보고를 요하는 상황이었던 지라 오렌지는 용기를 내보기로 했었음.








호수가 훨씬 더 넓었으면 다리도 더 길었겠지만 끽해야 5분이내로 주파가 가능했던 지라. 마냥 그렇게 있을 수만은 없는 거지. 터치타임도 그렇게 끝나가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호수 주변 산책길 바퀴 돌 차례. 오고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 쪽으로 오라는 핑계로 자꾸 또 어깨에 손이 올라오네ㅋㅋㅋㅋㅋ딸기씨 왠지 용기를 얻은 같다는 느낌. 혹은 팔을 둘 곳이 없어서 내 어깨에 편하게 걸쳐놓은 건가요? 오렌지 어깨의 거치대화(化)인가요? 그랬다면 가만안두게쓰.


오렌지딸기의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계속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기로 한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오렌지는 팔짱끼는 것을 싫어한다(이러다가 결혼식장에도 손잡고 행진할 기세). 중고딩 시절에 친구들이 팔짱을 끼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는데 그 여파 일것 같기도 하고.  특히 여름의 경우 일단 덥고-_- 여자들끼리 팔과 팔이 맞닿는 그런 터치감이 좀 싫었다랄까. 오렌지 본인은 보통 주머니에 손을 넣고 친구들쪽에서 팔짱을 끼는 편으로 한마디로 절대 먼저 팔짱은 끼지 않는 스타일. 그리고 좀 많이 친한 친구들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주지시켜 내 팔은 건들지말고 좀 냅두라고 진지하고 최대한 상처받지 않게 이야기한 적도 많다.


우야된동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오렌지연인이 함께 걸어갈때 가장 선호하는 형태는 바로 이러한 형태였기 때문이다. 남자가 여자의 어깨를 감싸안고 조금 더 애정도가 깊어진 후에는 여자의 팔이 남자의 허리를 감싸안는 바로 그 형태. 그래서 어릴적부터 오렌지의 이상형은 어깨가 넓은 남자였었지. 아무리 얼굴이 잘 생기고 뭐하고 했어도 어깨가 좁으면 남자로 느껴지지 않아서 무리. 그리고 무엇보다 자주 안아주는 사람을 원했는데 저도 한 어깨 하는지라... 제가 그를 안아줘야 하잖아요. 포옥 안길수가 없잖아요.. 


딸기씨에게 두께를 가늠할 수 없는 철벽을 치지 않고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음. 어깨 넓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평생 동네친구로 남아있었을 지도.





그렇게 분위기 무르익었는데 또 무슨 일 없었냐고?


우리를 뭘로 보는거야?

아직 그런거 없음




호수 산책길 돌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면서 (일부러?) 다리 한번 더 건너서 복귀. 빠져나오는데 이제 도착한 차들이 엄~~~~~~~~~~~~~~청 많아서 꺄꺄꺄꺄 너네 언제 구경하고 가냐? 우리는 꿀자리 주차했다가 잘 놀고 지금 가지롱? 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빠져나옴. 진심 신났음. 이럴때가 젤 좋아. 캬캬캬캬캬


점심은 북한식 냉면(맛없었어. 내 스타일 아님)에 만두 추가. 유명한 집이었다는데 사실 대실망. 왜냐면 우리는 제대로 육식파인데... 점심 때라고 고기를 안 팔더라... 힁힁...





그나저나

후배밀미리뽕의 재촉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당시 우리가 100% 신뢰하는 용한분(명동 사주카페ㅇㅇㅇ 김ㅇㅇ선생님)이 2019년에 본인이 대박난다고, 드디어 엄청 괜찮은 남자도 생긴다고 했기 때문. 근데 원래 대박기운은 그 해부터 딱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점 이전부터 미리 조금씩 들어오므로 밀미리뽕은 딸기씨가 그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중이다.










조금만 더 참거라

곧 좋은 소식이 있겠지





꾸잉꾸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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