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녹색의 불가사의
아파트 주차구역은 여러군데에 있지만 본인은 우리동 기준 뒷편의 주차구역을 가장 애용하는 편이다.
①이중주차가 불가한 구역이고(이게 가장 큰 이유) ②옆차간 간격도 넓고
③차들의 이동이 빈번하지 않으며 ④수십년간 자랐을법한 나무가 24시간 그늘을 제공하며 ⑤아파트 현관과 가까우며 ⑥베란다에서 차가 바로 내려다보여 감시가 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 범접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란
이쪽 구역이 바로 이 근방 새님들의 공용화장실이라는 데에 있다.
역시나 했었는데 결국 또 이런 사단이 나있다.
아이좋아^^
주말내내 세워져 있을 것이 예측되는 상황 앤드 어김없이 그들이 모여들것이 예측되는 상황, it means 이런 사단이 날 것이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퇴근하며 항상 이 구역에 자리가 있으면 럭키!!하며 정신 못차리고 열심히 주차하고 있는 오스나씨.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는 기어나와 늘 그렇듯 비명을 지르곤 했지.
이런식의 반복이 지겹기도 했지만 뭐 운이 좋으면 어떤 날은 똥폭탄을 맞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니까. 그만큼 이중주차로 인한 출근길의 불필요한 시간낭비가 극도로 싫은 오스나씨입니다. 스타렉스 밀어야 되는 날에는 정말이지.. 하루가 힘들다.. 몸도 힘들지만 뽀나쓰로 이럴려고 아침에 일찍일어났나.. 아침 안 먹고 서둘러 나왔나..특히 비까지 오고 있으면 진심 자괴감들..아..아닙니다.
여튼 근데 오늘꺼는 정말 심하긴 심하다.
안되겠다 싶어서 "새똥세차"로 검색도 해보았다.
혹시 특효인 약품이 있는것은 아닐까 싶어서.
첫 검색화면에 이런게 나와서 소리한번 질러주고.
출장세차? 여유있는 사람은 부르셔도 될테지만....본인의 경우 전화번호 찾아서 전화하고 어쩌고 약속잡고 이러는 것이 훨씬 더 귀찮은 관계로 1도 관심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약품처리 필요없고 물티슈만 있으면 된다고 함.
그냥 녹여서 닦는것이 장땡이랜다.
생각해보니 새똥에 무슨 화학물이 첨가된 것도 아니고 정말이지 자연그대로 순수한 형태일 것이므로 그냥 물로도 충분.
아니 근데 왜 항상 내 차에 있는 물티슈들은 죄다 그냥 티슈로 변해있는 것인지 그것이 알고싶다. 뚜껑을 닫는다고 닫는데... 밀봉을 한다고 하는데... 항상 어느순간부터 없느니만 못한 쓰레기로 변해있음. 혹시 유통기한 같은 것이 있는 것인가? 자꾸 물티슈있는 것을 까먹고 안 쓰다보니 한 1년여를 차안에 그대로 놔두다 보니 생명을 마감하는 것이니? 나 그냥 한장 썼는데 우리 사이는 끝난것이니?
여튼 오스나씨에게 물티슈란 정말이지 무의미한것. 쓸모없는 것. 자꾸자꾸 사도 맨날맨날 그냥 수분이 우주까지 날아가버린 일반 티슈로 변해 있어. 지친다 너란 존재. 그리고 추가적으로 왜 물휴지가 아닌 워터티슈가 아닌 물티슈인 것인가? 그것이 알고싶다.
그리고 여고시절 단상하나.
덕수궁이었지?
그때 왠 남자를 만나고 있던 중이었던가? 아니 여고에서 무슨 남자? 나 범생이었어. 분명 여자였겠지. 우야된동 우리는 뜬금없이 덕수궁 안에 있던 벤치에 앉아있었고, 나는 중국어 교과서를 펼쳤다. 응? 왜? 너 왜그래? 일단 덕수궁에 왜 갔는지는 패스하더라도. 아니 거기서 왠 중국어 교과서를? 중국인이라도 만났나? 오스나씨 여고시절 그땐 우리나라에 중국인들 많았을 때도 아니니까 그건 절대 아닌 것 같고. 글구 사물함 냅두고 왜 구태여 이걸 들고다녔는지도 불가사의. 숙제하려고 집에 가져가려 했던 것인가? 그럼 집에 가서 숙제하면 되는거지. 왜 덕수궁에서 뺐니? 애정이 남달랐니? 학교 밖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니?
진짜 모르겠다.
할튼 중국어 교과서를 펼쳤다고. 그렇다고.
헌데 갑자기 미색의 중국어 교과서 몇 페이지인가로 어디선가 날아온 녹색의 파편이 튀었다.
뒤 이어 오른쪽 어깨 쪽에서 뜨거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분명 연기도 났겠지.
뭔 소리냐고?
뭐긴
오른쪽 어깨에 정통으로
똥맞았단 소리지.
옆에 있던 사람한테도 튀었지.
하늘을 백날 올려봐라. 누가 쌌나 찾을 수 있는지.
그냥 포기하고 얼른 닦기나 하시죠.
굳기전에.
아직도 불가사의하다.
왜 녹색이었을까?
교과서를 버릴수는 없었기에.. 남은학기 내내..아니 중국어 책은 1년내내 썼어야 했으므로.. 남은연도 내내 정체를 알 수 없는 녹색의 무언가와 함께했다. 결단코 똥냄새는 나지 않았다. 당시 내가 정말이지 사랑해 마지않던 쌍둥이자리 별자리향수를 아쥬기냥 들이부어 나의 후각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그냥 새 교과서를 사지 그랬냐고?
내 것에 대한 애착이 커서 말이지. 그간 형형색색으로 해온 필기를 버릴수가 없었던 모양....은 개뿔 그냥 돈이 아까웠겠지. 똥에 대한 혐오감보다는 돈에 대한 집착이 더 강했던 여고생이었다. 그리고 사실 어디서 파는지도 몰랐어^^... 서점에서 교과서 팔았음? 우리 때는 안 팔았는데...
참고로 교복은 잘 빨아서 입었으니 걱정마.
정말 재수 똥튀기는^^날이었네?
단상 끝.
다시 현실로 돌아와.
그래서 똥 치웠니?
Nope
엄두가 안난다.
뜨거운 물을 담아갈까 하여 아침부터 통 하나도 비워놨지만
그냥 귀찮다고 한다.
아몰랑
언젠가 하겠지.
그 전에 비가오면 참 좋고^^....
근데 이거 어떻게 마무리 할건데?
아몰랑
대충 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