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과 복제품은 감동의 차이가 있을까?
유명 미술관에서 국보급 작품을 전시할 때 작품의 보존을 위해서 레플리카(복제품, 카피본)를 전시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런 설명을 따로 안 하면 사람들은 레플리카를 보면서, “오 마이 갓!” 하며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경건하게 두 손을 모으는 사람도 있다.
진품을 볼 때와 레플리카를 볼 때, 감동의 차이가 있을까?
있다. 그것을 인지시키면 말이다. 만약에 진품을 카피본이라고 하면서 전시하면 사람들은 “뭐야 이거.” 하면서 시큰둥하게 보고 지나갈 것이고, 카피본을 진품이라고 전시해 놓으면, 몇 명은 울고 있을 것이고 몇 명은 눈을 감고 음미하고 있을 것이고 몇 명은 벅차오르는 감동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벽을 붙잡고 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해져 있을 것이다. 몇 명은 이미 나가서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거나 담배 피우며 일행을 기다리고 있을 테고.
정리하면, 어떤 이름표와 계급장을 붙이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결국은 ‘플라시보 효과’이다.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그 무언가가 보이는 것이며, 그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권위에 의해 규정된 힘을 보고 있는 것이다.
tip: 위작과 복제품의 차이 (feat. 판화작품 에디션, 조각작품 에디션)
위작은 진짜인척 하는 가짜를 말하는 것이고, 복제품은 원본 작품을 공식적으로 복제해 낸 것을 말한다. 위작의 종류에는 원본이 있는 위작이 있고 원본이 없는 위작도 있다.
예를 들어서 <모나리자> 그림을 똑같이 베껴서 따라 그렸는데 그것이 진짜인 척한다면 그 그림은 원본이 있는 위작이 된다. 그런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렸을 법한 미발표 작품을 가짜로 만들어서 진짜인 척한다면 그것은 원본이 없는 위작이 되는 것이다. 만약에 <살바도르 문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원본이 없는 위작이 된다.
일반 사람들이 많이 혼동하는 것이 ‘위작’ 하면 보통 원본이 있는 위작을 떠올리는 것 같은데, 미술시장에 침투하는 위작은 보통은 원본이 없는 위작이다. 그래서 위작임을 완벽하고 정확하게 판별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복제품과 판화작품의 에디션과 몰드 캐스팅한 똑같은 조각 작품들은 각각 다 다른 개념이다.
복제품은 원본과는 다른, 말 그대로 복제품이다. 예전 미술학원에 있던 석고상 들이나 고흐나 밀레 등의 명화를 사진 찍어서 복제한 작품들을 떠 올리면 될 것 같다.
판화작품은 판화작품 자체가 원본인 경우도 있고, 원본(페인팅 작품) 이 있는 작품을 판화로 대량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처음부터 판화 기법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의 작품은 판화작품 자체가 원본인 경우다. 그런데 잘 나가는 페인팅 기법 작가의 원화 그림을 판화 기법으로 대량 복제해서 원화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경우는 원본이 있는 판화작품인 경우다.
어떤 식의 판화작품이든 대량 복제의 특성상 한 개만 존재하는 원화 작품(보통은 페인팅 작품)과 비교해서 가격과 가치는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식적인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진품으로 봐도 무방하다. 많이 복제를 할수록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보통 약속된 양을 정하고 에디션 넘버를 붙여 생산해 낸 것까지만 인정해 준다.
또한 몰드 캐스팅을 통해 똑같이 찍어 낸 조각작품들은, ‘에디션’이라는 사진이나 판화와 같은 단어를 쓰기는 하지만, 판화의 복제와는 개념과 위상이 다르다. 예를 들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작품은 전 세계 여러 곳에 있는 데, 약속된 개수를 공식적인 과정을 거쳐 캐스팅해 낸 작품이라면 다 원본 진품으로서 인정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