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꽃과 같이 친근하고 본능적이고 1차원적인 것으로만 기준을 삼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아름다움의 기준은 지금 시대에 와서 이미 종말을 고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술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파고 들어가면 이미 그런 관점은 한참 전에 지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모두가 그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이 아니고, 그 정보까지 닿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작가들 역시도 그런 최신 정보와는 상관없이 그저 그냥 보기 좋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들 또한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 한 마디로 뒤죽박죽 다 다른 정보의 단계, 그로 인한 저마다 다른 생각,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이미 시대는 많이 진행이 되었고 여러 정보들이 업데이트되었으니 공부 좀 하라고, 전문가들을 왜 무시하냐고 항변을 할 텐가? 그런다고 사람들이 수긍하고, “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이 변했구나. 공부 좀 해야겠구나!” 하고 다 받아들이겠는가? 그런 사람도 있지만, “뭐가 그렇게 어려워?, 예술이 꼭 그렇게 어려워야 하는 거야?, 너네가 그게 예술이라고 하면 내가 따라야 되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과학은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들고 소수의 천재들이 파악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불만이 없고 그럴 수밖에 없음을 따로 설명 안 해줘도 다 안다. 하지만 예술이라는 것은 살면서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느끼고 이해해 본 경험이 있는 것이고 저마다의 기준이 있을 텐데, 그것을 빼앗기고 주도권을 내주게 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은 돈 있는 사람이 승리하는 것처럼, 예술도 결국 돈이 지배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