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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지식의 단계

by 김경섭



A라는 연예인의 재혼 기사가 뉴스 연예란에 떴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이다.


① “어, A가 재혼하네?”

② “A가 언제 결혼했었어?”

③ “A가 누구야?”

④ 아예 관심이 없다.


어떠한 사안이든지 간에, 사람들이 가지는 그 사안에 대한 정보량은 제 각각 다르다. ①은 그 사건의 히스토리를 관심 있게 지켜봐 오고 전말을 알고 있는 경우이다. ②는 중간중간의 정보가 빈 상태로 띄엄띄엄 알고 있는 경우이다. ③은 알고 있는 정보는 별로 없지만 그래도 관심은 있는 경우이다. ④는 그가 누군지 예전에 결혼을 했었든 지금 재혼을 하든 아무런 정보도 관심도 없는 경우이다.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과 관심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①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서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는 경우

② 제대로 공부를 하기엔 시간도 없고 어렵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관심은 있고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경우

③ 모르면 왠지 좀 부끄럽고 알아야 할 것 같은데, 너무 어렵고 재미도 없고 별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어떤 게 좋은 것인지 혼란스러운 경우

④ 그러다 보면 그냥 아예 포기하거나, 먹고살기 바쁜데 뜬 구름 같은 소리나 하고 있는 게 아무리 봐도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농락당하는 기분도 들고, 반감만 커지다 결국 아예 무관심해지는 경우


실제로는 세부적으로 더욱 다양화되고 입체적으로 복잡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평면적으로 분류해 봤다.


사람들의 비율로 보면 ①은 소수이고, ②까지 해봐야 10% 이내일 것이다. ③, ④의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미술은 ‘그들만의 리그’로 평가되기도 한다. 대중성이 결여돼 있고, 지식인들 중에서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비율적으로는 훨씬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잘 알지 못한다는 불안감과 그래도 알아야 하지 않나 하는 의무감, 꼭 알고 싶다는 성취욕 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심이 없다고 해서 완전히 외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술과 그것에 대한 담론은 우리의 삶에 크고 작게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그것은 우리의 사회적 신분이나 문화 교양 수준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①, ②, ③, ④ 사이에는 어떠한 공식적인 강요가 있는 것은 아니고 각자가 선택을 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그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꽤 흥미로워하며 즐겁게 공부를 한다. 하지만 주변 상황과 본인의 특성에 따라,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공부를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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