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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Apr 09. 2021

'눈먼' 철학자가 말하는 5가지 인생 교훈

수 프리도 <니체의 삶>

내 병은 내 모든 습관을 바꿀 권리를 주었다. (..) 그것은 나에게 내린 최고의 축복이었다! 제일 밑바닥에 있던 나 자신, 끊임없이 다른 자아의 목소리를 듣느라 침묵을 강요당했던 나 자신이 수줍어하며 의심에 가득한 눈으로 서서히 깨어난다.


그는 평생을 질병의 고통 속에 살았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불안 속에 살았다. 육체적 아픔은 며칠 푹 쉬면 괜찮았지만 눈은, 점점 나빠져가는 시력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햇빛만 보면 타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매일같이 두꺼운 초록알 안경을 썼다. 맹인이 될 위기에 처했지만 '죽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내면을 바라보는 기회로 삼았다. 말년의 정신병으로 인해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할 때까지 그는 자신의 철학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했다. 그는 바로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는 여러 지식인이 사랑하는 철학자다. 그가 주장했던 여러 신념은 사람들의 인생 가치관이 되었고,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해 주었다. <니체의 삶>은 니체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그가 어떻게 철학을 하기로 결심했는지, 그의 철학은 어떤 계기로 세상의 근간을 뒤흔들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니체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이 책 사랑해 마지않을 것이다.


이번 글의 주제는 '눈먼 철학자가 말하는 5가지 인생 교훈'이다. 니체가 강조한 여러 철학적 개념이 있지만, 독자가 읽기 쉽게 5가지로 정리해 요약하고자 한다.






1.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네 자신이 되어라


오히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게 되고 자기 자신이 된다면,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 만약 삶이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긴 선이고, 인간이 이 선의 어느 한 지점에 있다면, 그가 거기 있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따라서 이성이 있는 인간은 언제까지 반복될지 모를 시간의 수레바퀴 속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이 순간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p.373

우리는 본질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나는 누구인가?'를 잊은 채 외부에 둘러싸인 조건에 의지한다. 학벌, 지위, 명예, 부와 같이 피상적인 것에 집착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니체는 자신을 인지하며 살 것을 강조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나답게 사는 게 어떤 것인지 파악할 때 비로소 진정안 자아로 살 수 있다.


2.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어떤 존재다


위버멘쉬는 신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회의론과 허무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인물이며, 종교에서 벗어난 자유로 자신의 삶을 더 강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 위버멘쉬는 (..) 위험을 바로잡는 법을 알고, 불행을 장점으로 이용하는 법을 알며, 잊는 법을 안다. 모든 것이 자신에게 퇴선이 될 만큼 강하고, 자신을 죽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든 더 강하게 만든다. p.436

우리는 때때로 고질적인 문제를 남에게 떠넘기려는 특성을 보인다. '저 사람이 나를 이렇게 망쳤어''세상이 잘못되어서' 같은 말을 하며 자신의 문제를 회피한다. 그러나 니체의 '위버멘쉬'는 문제를 당당히 직면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누구의 힘도 아닌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말이다.


3. 우리는 각자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확고하게 독립하려면 어떠한 일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초연함에 대해서도 집착하면 안 된다. 쉽게 독립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독립은 줄을 타고 건너는, 무모할 정도로 용기를 내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p.458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는 과거부터 쌓였던 것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우리는 현재 타이밍이 맞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거라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자신의 내부로 시선을 돌리는 대신 바깥을 바라본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를 각자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운명을 떠안고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4. 모든 것의 궁극적 의미는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만약 죽음 이후 아무것도 없다면, 모든 것의 궁극적 의미는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종교 없이 살아갈 힘을 얻은 인간은 자신이 모든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 답이 있다면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하고, 의미가 있다면 그 의미로 우리가 직접 찾아야 한다. 그것이 위버멘쉬를 이뤄내는 진정한 길이다 p. 624-625

니체는 현재 존재하는 종교적 신념을 강하게 비판한다.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세에만 집착하는 종교인들의 생활양식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 행동할 것을 강조한다.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버멘쉬'를 추구하는 삶이라 본다.


5. 어떤 삶을 살아도 자신의 운명을 사랑해야 한다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자기혐오와 르상티망 같은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러고 나면 인간은 마침내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과 평화를 이룬 위버멘쉬로서 진정한 성취감을 찾을 수 있다. 이 세상의 목적에서 즐거움을 찾고, 존재만으로도 장엄함을 느끼며, 삶의 유연함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 p.625

때로는 주어진 운명이 너무 가혹하다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니체는 삶을 온전히 받아들일 것을 강조한다. 순간을 사는 목적을 발견한다면 불행해 보이는 인생에서도 자그마한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지금 하는 일이 풀리지 않아 답답한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 느끼는가? 니체는 그럼에도 자신의 운명을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존재 그대로를 인정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 만이 의미 있는 인생이라 본다.




<니체의 삶>을 정리하며 지금 주어진 삶에 더욱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불안하고 숨 막힐 정도로 답답한 순간이 있다. '언제쯤 변화된 삶을 살 수 있을까?' '언제쯤 내면이 성숙한 사람이 될까?' 고민한다. 그러나 평생 질병을 앓고 살았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았던 니체처럼, '지금 여기'에 충실히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인생의 나침반을 찾아 헤매는 분이 있다면, <니체의 삶>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혼돈 가운데 놓인 당신의 삶에 해독제가 될지도 모르니.



<참고도서>


http://m.yes24.com/Goods/Detail/90747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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