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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May 21. 2021

당신의 트라우마는 실제로 마음의 병이 아닐수도 있다

도나 잭슨 나카자와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정신질환. 최근 들어 발병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병이다. 인터넷, 아니 주변만 둘러봐도 우울증, 트라우마, 공황장애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과거에는 '특이하다' 여겼던 병이 지금은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걸리는 감기 같은 느낌이다. 보통 우리가 정신질환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과 가서 약물치료, 상담치료를 받아야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믿는다. <블루드림스>에 따르면, 정신과 약은 모든 환자에게 듣지 않는다고, 심지어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약물을 너무 의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많은 건강 도서는 정신질환을 극복하려면 명상, 요가, 유산소 운동, 채식 위주 식이요법, 충분한 휴식, 적절한 햇빛 노출 같이 좋은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 마저도 통하지 않는 정신질환 환자들은 존재한다. 이들은 약물, 생활개선이 먹혀들지 않는 절망적인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에서는,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정신질환 환자까지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 말한다. 우리 뇌를 지배하는 '자그마한 세포'의 존재만 알아둬도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일컫는다.




미세아교세포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뇌를 보호해주는 세포다. 최근 들어 이 세포의 기능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 뇌는 사실 '면역장기'이며, 오랫동안 유해물질에 노출될 때 '미세아교세포'가 난동을 부려 정신질환, 알츠하이머 같은 염증성 질환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책 내용을 살펴보자.


미세아교세포와 뇌 면역계가 첩첩의 스트레스, 트라우마, 감염, 질병, 독소 물질 등을 감지한다. 혹은 염증 상황에서 한층 까칠해진 장내 미생물 총이 윗동네로 경고 신호를 쏘아 보낸다. 그러면 뇌 건강의 수호자 역할을 하던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 파괴자로 돌변해 뇌를 유독한 사이토카인으로 물들이기 시작한다. 사태 급변에 뇌 공간에서는 신경전달물질과 성장인자들의 양이 확 변한다. 그리고 이는 뉴런들 간의 신호전달에 영향을 미친다. 뇌에서 필요한 화학물질이 제때 충분히 합성되지 못하는 셈이니 결과적으로 기분조절, 수면, 정력, 집중력, 인지능력 등 뇌신경을 매개하는 모든 기능이 삐걱댈 수밖에 없다. p.399


보통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라 일컫는다. 당사자가 나약해서, 마음이 여려서 걸리는 병이라 인식한다. 우울증, PTSD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의 가족, 지인은 "약해 빠졌구나?!""아직도 그런 걸로 힘들어하냐?" 라며 상처 주는 말을 건넨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정신질환은 '자가면역질환'이다. 뇌가 오랫동안 유해 환경에 노출됨으로 인해 미세아교세포가 정신을 못 차려 멀쩡한 뇌를 공격하는 데서 나오는 질병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뇌도 이상해진다. 몸의 병을 재촉하는 환경독성, 화학물질, 가공식품 성분이 윗동네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도 부추겨 뇌를 공격할 수도 있다. (...) 인간이 태곳적부터 미생물과 함께 진화해 왔으며 이 점을 기억해야만 우울증, 불안증, 자살의 발생률이 날로 치솟는 현대사회의 단상을 직시할 수 있다. p.179-180


또한 뇌는 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만약 우리가 몸에 해로운 인스턴트, 가공식품으로 매일 끼니를 때운다면 정신도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자연 본연의 맛을 느낄만한 음식을 먹고,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장내 유익균이 활발히 번식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을 참고 바란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염증성 면역반응을 유도한다고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장내미생물총 조성을 변화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사람이 스트레스에 계속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장내 유해 균주들이 세력을 키우고 유전자 발현 과정에까지 간섭한다. 그 결과로 염증이 증가하고 결국 기분과 행동장애가 출구 없는 무한 순환 루프에 갇히고 만다. p.375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건 3가지다.


첫째,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 아니다. 뇌 속 미세아교세포가 난동을 피워서 생긴 질병이다.


둘째,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 쓸데없이 자신을 혹사시키지 말자. 병원 침대에 눕고 싶지 않다면.


셋째, 만성 정신질환을 해결할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 중이다. 상용화되기까지 갈 길은 멀지만.




정리하겠다.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사실 어렵다. 생물학 관련 용어가 많아 건강 책 입문서로는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의학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내 몸을 소중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두통을 심하게 느낀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누가 이마를 발로 누르는 것 같이 아프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정신질환,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걸 알기에, 스트레스를 줄이는 환경 설정을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내 몸은 아는 만큼 지킨다. 그리고 건강해지려면 직접 좋은 책 찾아서 읽고 실천해야 한다. 글을 읽는 모두가 자신만의 건강관리 방법을 찾길 바란다.



<참고도서>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9716145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7550889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760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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