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디지털 기기 없이는 불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기상 알람부터 큰돈이 오가는 비즈니스 영역까지 디지털 기기는 우리에게 무한한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뜨는 팝업창, 감당할 수 없는 디지털 자료 더미는 우리를 괴롭게 한다.
나도 모니터 그만 보고 싶어!
라며 괴로워하지만 막상 디지털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허전하고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한 가지를 명심하자. 우리는 나약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의지 대신 디지털 환경을 바꾸면 일을 쉬는 기간 동안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을 바꾸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삭제다. 쓸데없는 메일, 인생에 도움되지 않는 SNS 팔로워, 전화, 문자 기록을 지우고 유튜브 구독을 없애야 한다.
나는 디지털 기기 정리의 중요성을 전혀 몰랐다. '그냥 안 보면 되지, 굳이 삭제하기는 귀찮다'라는 마음으로 방치했다. 어느 날 스마트폰 용량을 보니 꽉 차기 일보직전이었고, 용량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태블릿 PC는 벌써 절반가량이 채워져 있었다. 이메일을 열어보니 60,000여 개에 달하는 메일이 있었고, 클라우드를 열어보니 5000여 개의 사진이 잔뜩 쌓여 있었다.
방만 치우면 되는 게 아니었다. 이때 디지털 정리의 중요성을 느꼈고,나름의 순서대로 디지털 기기를 정리했다.
1. 메일 삭제
메일함을 열어보니 온통 광고메일이었다. 어떤 메일이 중요한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직장을 다닐 당시 업무 관련 자료를 볼 거라며 내게 쓰기를 했지만 읽지 않은 게 대부분이었으며, 언제 내가 이런 자료도 찾았는지 모르는 메일도 있었다. 솔직히 아까웠지만 심호흡을 하고 모두 삭제했다.
깨-끗
2. 사진 정리
사진을 찍을 때마다 추억을 오랫동안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앨범과 클라우드를 동기화시켰다. 그러나 웬걸! 다시 들여다본 기억이 전혀 없다. 아! 전 애인과 찍은 사진을 지우려고 악착같이 뒤적거린 게 전부다. '언젠간 쓸모가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갖고 있지 말자. 그중 인화할 가치가 있는 사진 10장만 남기고 다 지우자. 속이 아주 시원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 앨범에 있는 사진도 흔들리거나 망한 셀카(?) 같은 사진이 있다면 삭제하자. 지우기 아깝다면 사진 테마에 맞는 카테고리를 만들자. 각 콘셉트에 맞는 카테고리만 만들어도 앨범 보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3. 애플리케이션 삭제
딱 봐도 쓸모없어 보이는 어플이 있을 것이다. 남들이 좋다고 추천해서 다운로드하였는데 한 번도 제대로 쓰지 않은 어플을 과감히 삭제하자. 삭제하기 망설여지는 어플은 카테고리별 폴더를 만들어 자기네 집을 만들어주자. 반드시 한 화면에 모든 카테고리를 볼 수 있게 세팅해야 한다. 그래야 손쉽게 원하는 어플을 찾아볼 수 있다.
매우 깔끔하지 않는가? 보는 내가 다 뿌듯하다!
4. 전화/문자 기록 삭제
전화번호부에 연락처만 있으면 된다. 수신 문자 내역 중 중요한 내용을 발견하면 핸드폰 캘린더에 기록하고 과감히 지우자. 그리고 광고성 문자, 전화번호는 그냥 스팸으로 돌려놓자. 조금만 귀찮은 과정을 거치면 쾌적하게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
5. 구독 취소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트위터 등 우리는 항상 SNS와붙어살고 있다. SNS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거나 좋은 연결이 이루어지는 반면, 한때 유행했던 S(시간) N(낭비) S(서비스)라는 말처럼 자칫 잘못하면 시간만 축내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게임, 먹방, 뷰티, 기타 소비적인 콘텐츠는 구독을 취소하자. 보고 싶으면 직접 검색해서 보면 된다. 구독 채널은 아래 사진만큼 있으면 충분할 것 같다.
나는 35개 채널 구독중이다. 딱 필요한 것만 골라서 구독함
이번 글은 퇴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유익할 것 같다. 디지털 기기 정리를 통해 퇴사자는 이전 직장의 기억을 잊고 자신을 재정비할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일반 독자는 산만한 디지털 환경에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디지털 정리를 한 이후 이전보다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더 쾌적한 기분으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꼭 실천했으면 좋겠다. 말로 표현 못할 상쾌함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