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 보험 가입/병원 진료/운동하는 삶

by 봄봄

우선 독일의 보험은 공보험/사보험으로 나누어지는데, 신랑 신분이 학생으로 공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배우자인 나는 그 보험에 추가로 이름을 올리는 식으로 가입이 되었다. 우리나라 종신보험 주피보험자 아버지에 자녀특약, 배우자 특약 추가하는 가입방식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좀 다르긴 하지만.)
그리고 이 보험가입에 무려 1달이 소요되었다. 거의 주 2회이상 전화해서 처리상황을 확인했는데, 독일 도착 익일 가입신청서를 우편으로 송부하여 이튿날 보험사에서 서류수신했음을 확인하였으나, 이로부터 서류 스캔에 2주, 스캔한 서류 내용 컴퓨터에 등록하는데 1주일이 걸렸다.
만약 내가 아프지 않았다면 '아 독일 정말 느리구나...'하고 말았겠지만 아픈데 병원을 못가니 이건 정말 '이게 무슨 의료 천국이지... 한국같으면 이미 1일만에 가입완료 후 병원 달려가서 진료 받고 나왔을텐데.'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
게다가 이게 공보험 가입자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료 예약 및 병원 방문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공보험은 사보험보다 저렴한 대신, 서비스는 사보험이 훨씬 좋다. 일례로 아는 독일 커플 중 여자는 사보험, 남자는 공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전화해 진료예약을 하면 여자는 다음날, 남자는 1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다.
나의 경우 정형외과에 진료예약을 하기 위해 2~3개 병원에 전화를 돌렸으나, 전화 연결 자체도 병원당 30분동안 전화통 붙잡고 있어야 할 만큼 통화자체가 어려웠고 어렵게 연결된 후에는 환자가 꽉 차서 더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곳은 주치의 개념이라, 의사 1명이 환자 수를 제한하는 모양이다. 여기에 진료가 무조건 예약구조라, 어렵게 연결이 된 병원도 당일은 안되고 1주일 후 진료예약 가능하다는 답변을 하는 식이었다. 아니 허리가 아파서 못움직일 정도로 아픈데 1주일 기다려서 진료받으라니... 도대체 어쩌라는 건가 싶었다.
정 급하면 Uniklinik이라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가야하는데, 이곳에 가면 대기시간이 대중없다. 3시간도 기다릴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땐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고싶더라. 한국에도 보험이 있고 매달 따박따박 보험료 내고 있는데 이 곳에 와서 진료도 못받고, 게다가 도수치료는 이곳에서 치료로 인정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회당 50~100유로를 내고 받아야 한단다. 간혹 보험사가 요구하는 여러가지 검사를 이병원 저 병원 다니며 받아 결과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연 1회 100유로까지 도수치료비를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도수치료에 1회 지원이 무슨 의미인지...게다가 그 보험사에서 요구한다는 검사를 받으러 병원다니는게 더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 실손보험 가입하면 당연히 개인부담금 1~2만원만 내면 받을 수 있는 치료를 이 곳에서 매회 10만원 가까이 생돈 내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더 울화가 치밀었다...
다행히 건강식품 챙기고 마사지하고, 열찜질하고 하면서 조금씩 허리가 나아져 지금은 도수치료를 꼭 받지 않아도 될 정도지만, 통증으로 병원 한번 가려다가 느낀 자괴감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동일한 환경변화도 몸이 아프니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지만, 나중에 암환자도 MRI 한번 찍으려면 1달 이상 기다려야한다는 말을 듣고 할 말을 잃게 되더라.

결국 중간에 정형외과가 아닌 일반 병원에 예약 잡고 가서 진료를 받긴 했지만, 허리가 늘상 그렇듯 의사진료가 별 의미는 없었다. 도수치료로 근육풀고 나중에 운동으로 잡아야하는데 도수치료가 안되니...그래도 가정의학과 의사를 만나기는 했다고 위안을 해야하나.
병원 진료를 받으며 또하나 알게된 사실은 공보험 환자 대기실,사보험 환자 대기실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보험 가입자들은 좀더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따로 서비스를 해준단다.

하고 싶은 말은 독일 오실 분들은 아프지 마시고, 아픈 건 꼭 다 치료받고 이곳에 오시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몸이 심각하게 안 좋으면 보험 있으실 경우 그냥 한국에 가서 치료 다 받고 오시는게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길이다.
물론 이건 내 경험에 비춘 것이니 각자의 질병과 가입한 보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꼭 잘 알아보시고 오셔야 할 것 같다.

여기 있는 한달동안 독일 사람들 참 운동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고, 남녀할것 없이 다들 몸매가 좋고 근육이 적당히 있는데 이게 혹시 병원 시스템 때문에 안 아플려고 그러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처음에는 그저 몸매 좋고 힙업된 여자들 보면서 '와 나도 저런 건강한 몸매 가지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를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탁구, 테니스 등 1~2개쯤 세미 프로페셔널 수준으로 하는 운동이 있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라진 못했지만 이제라도 좋은 점은 받아들여 운동을 생활화해야겠다. 계속 이 곳에 있으니 그저 마른 몸매보다는 건강해보이는 몸매가 더 예뻐보인다.

이곳의 의료시스템 및 사회 돌아가는 시스템은 계속 익혀나가야겠지만, 일단 아프지 않고 탄탄한 몸을 만들기 위해 오늘부터 운동 시작해야지. 그냥 밥먹는 것처럼 운동하는 이 곳 사람들처럼 나도 일상에 운동이 녹아있는 삶으로, 1년 후엔 그런 삶을 살도록 생활 패턴 바꿔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독일생활] 독일어 배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