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집구하기

by 봄봄

마지막 글을 쓴지 시간이 꽤 지났네.

간만에 에어컨 나오는 장소를 발견해서 글을 쓰는 중..


캐나다 다녀온 후 회사 다니랴, 집보러 다니랴 이래저래 참 정신이 없았다. 다녀온지 한달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글 한편을 쓸 마음의 여유가 안 생기더라.


독일에서 집구하는게 대학 입학보다 어렵다더니, 그야말고 고3 정시 가나다군 쓰고 마음졸이며 기다리는게 이런기분일까 싶을 정도로 집구하는게 피말리는 과정이었다.


집보러간다고 약속 잡고, 집보러 가고 온갖 개인정보를 적어 신청서를 넘기면 합격 혹은 불합격인지(수락 혹은 거절이나 내가 느끼기엔 입시합격여부 통보같이 숨이 막혔던...) 메일이 온다.


일단 집보러가는 약속을 잡는것부터가 전쟁인데, 집보러오라고 연락도 100프로 오지는 않는다. 워낙 수백통의 메일을 받다보니, 주인선에서 원하는 세입자 프로필이 아니면 일단 한번 거르는 듯.

그리고 나서 몇월몇일 몇시에 집보러오라고 연락이 오는데, 처음엔 멋모르고 다른날은 안되냐고 답장을 보내곤 했다. 경험상 그렇게 한번 약속조정을 요구하면 다시는 그 집주인에서 재연락이 오지 않았다. - _- (한번 기회가 마지막기회... ;;)

나말고도 후보자가 많으니 굳이 집주인 입장에서는 내편의를 봐줄 필요가 없었던 것. 내가 절대적인 을이라는 걸 알고는 그 이후로 집주인이 약속시간을 정하면 군말없이 그시간에 나타났다. 그 이후로는 집 Zusage를 받는 확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집을 한달 가까이 열심히, 주말도 없이 보러다닌 결과 최종 집계약을 마무리했다. 우리가 꿈꾸던 드림하우스는 아예 Besichtigungstermin도 안주는 바람에 날아갔지만, 현재 선택지 중엔 꽤나 괜찮은 집으로 최종 낙찰.


Zusage를 많이 받아도 걱정인게, 사실 집이 100프로 맘에 들기가 힘들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가지고 선택을 해야한다는 거. 집 외관과 구조, 동네가 맘에 드는데 부엌이 영 아니라던가, 너무 이쁜데 엘레베이터 없는 6층이라던가, 다 맘에 드는데 부엌을 übernehmen하는게 조건인데 가격이 4천유로라던가 등등...

참 내 입맛대로 고르기가 쉽지가 않더라.

결국은 우선순위 싸움인데, 우리부부의 우선 순위는 조용하고 먼지 없는 주거지역일 것, 동네가 안전하고 근처에 마트, 레스토랑 등이 다양할 것, 공원 근처일 것, 집이 깨끗하고 예쁠 것 등이었다. 100프로 만족하진 않지만 한 두가지를 포기하면 나머지는 충족하는 집이 나타나는 것 같다.


독일에서 살던 첫 집은 친구가 소개해주어 고생이라곤 모르고 편히 들어온 반면, 두번째 집은 우리가 직접 구해야하다보니 왜 다들 집구하기가 고생이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독일살이의 필수코스를 뒤늦게 경험한 느낌.


집이랑 새로 이사갈 도시가 멀어서 집보러 다니는 자체가 엄청난 일이기도 했고, 신랑과 집선택 우선순위 조율하는 것, 가격과 조건들 비교 판단하는 것까지 쉽지않은 과정이었다.


두번 하고싶진 않지만 한번 경험해볼만은 했다고 생각되는 이사할 집 구하기.

이렇게 또 한 고비 넘겼으니 다시 내 앞에 놓여진 일들에 집중하자.


이사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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