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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여행 - 니스

겨울에 가도 좋아요

by 봄봄

니스.

솔직히 니스라는 곳 자체에 크게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좀 이쁜데 작고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이 오히려 더 강했달까.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니스라는 말로만 떠올린 내 이미지는 그랬다.


그런데도 이번 겨울여행의 목적지로 니스를 택한것은 프랑스 남부에 대한 로망이었다.


회사 선배가 여름에 프랑스 남부 자동차 투어를 하고 돌아온 후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하는 곳이라며 추천을 해주었다.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 밭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이브와, 그 사이에 만나게 되는 곳곳의 작은 프랑스 마을들이 너무 아름다웠다며.


지금은 여름도 아니고 라벤더 밭도 없겠지만, 그 선배의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번 한국 여행에서 바다 한번 못가본 것이 한이 되어 바다 한번 원없이 보자는 마음에 따뜻한 남쪽 지역인 니스로 날아갔다.




1시간 40분 가량의 비행 후에 도착한 이곳은 15~16도 정도로 따뜻해서 가벼운 코트정도면 괜찮을 정도의 날씨였고, 야자수가 곳곳에 있었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며 니스의 자랑인 해안산책로 Promenade를 계속 볼 수 있었는데, 와...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산책로라니. 게다가 파란 의자까지 충분히 마련해놓아 원한다면 하루종일이라도 바다를 바라보며, 음악을 들으며 앉아 노닥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름이면 자리쟁탈전이 벌어질 것 같은데, 겨울이라 드문드문 꽤 많은 자리가 남아있더라.


바다구경 실컷하다가 숙소로 들어서니, 엘레베이터에 로비에 시큐리티까지 있는 신식 건물이어서 맘에 들었다.침대는 지금까지의 에어비앤비 중 숙면도 최고. 집에 침대 바꿀때가 됐나...

이곳은 바다뷰가 지천에 날이 겨울에도 항상 따뜻하니, 모든 집에 발코니가 있었고 발코니에 샤시도 없고 그냥 뻥 뚫려 있었다. 발코니에서 시원하게 컵라면 한사발 하고 나니 살것 같아서 좀 둘러보기 시작.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본 시내 모습이 일단 너무 예뻤고, 그야말로 배산임수격인 니스라 뒤로는 산이 빙 둘러 싸고 있고 앞에는 바다가 펼쳐진 풍수지리적 명당이었다.

너무 이뻤다, 한마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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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니스부터 물 색이 초록이나 너무 예뻤다. 사진에는 다 담기지 않아서 직접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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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건물들의 색감과, 발코니 난간의 모양이 너무 예뻐서 눈이 즐거웠다.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햇빛의 정도에 따라 도시의 색이 달라지는데, 햇빛이 별로 없는 독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하루를 다양하게 살 수 있는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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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좁은 길을 굽이굽이 지나, 엄청난 오르막길을 오른 후,(이날 20,000보 넘게 걸음 ㅠ)


바로 아래와 같은 뷰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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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폰카로 찍은 사진들이고, 언덕을 올라 정원을 한바퀴 돌며 찍었다.

사방의 풍경이 다 달랐고, 그때그때 물색과 나무의 색이 달라졌다.

만약 운동을 하도 안해서 다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아마 이 풍경에 넋을 읽고 하루종일이라고 바라보고 있었을 것 같다.

얼핏 어느분이 이곳에 올라갈 수 있는 엘레베이터가 있다고 했던것 같은데 난 못찾았다.

하지만 힘들긴 해도 걸어올라가며 보이는 풍경이 그때 그때 다른 맛을 선사해주니, 체력이 허락한다면 쉬엄쉬엄 걸어서 둘러보시길 추천한다. 곳곳에 벤치도 많으니 도시락 싸가도 오손도손 먹기 좋을 것 같다.


풍경 한 술, 밥 한 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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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공원을 향해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보였던 폭포는 산책 내내 물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이윽고 가까이서 마주한 산꼭대기 폭포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폭포도 얼마만이야...

바다가 좋긴 좋구나.


물이 풍부하니 사람들도 여유있고 풍경도 아름답고....








긴 산책을 마치고 계단을 따라 내려오자 다시 아까의 Promenade.

가까이서 볼수록 그 물색에 감탄할 수 밖에.

내려가서 걷다, 눕다, 뛰다 하며 몽글한 돌이 가득한 해변에서의 시간을 즐겼다.


아무리 16도라지만 물은 아직 차던데, 어떤 할머니 한분이 겨울바다 수영을 즐기시더라.

건강에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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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본 니스의 모습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행복한 하루를 선사해주었다.


프랑스는 확실히 독일과 자연도 다르지만, 분위기도 확연히 차이나는 것 같다.

이 곳에서 단 한 사람도 서두르는 걸 보지 못했다. 금요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하긴, 이렇게 해가 좋고 예쁜 바다에 파도소리에, 시원한 나무와 산까지 두루 갖췄는데, 화내다가도 그 햇살에 누그러지겠네.


북적이는 성수기가 아니어서 오히려 더 좋았던, 니스 겨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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