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신랑과 빈둥대던 중 밥하기 귀찮아 외식을 하기로 했다.
동네에 딤섬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는데, 지난번 예약안하고 갔다 돌아나온 기억에 자리가 있나 전화를 해봤는데... 안 받는다.
홈페이지를 보니 1달간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난단다.
와... 여기가 프랑스도 아니고 8월 1달간 휴가라니-그것도 동네 음식장산데.
한국에서는 상상 못할 일인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문닫은 그 가게를 보니, 응 휴가였지-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나를 발견.
이렇게 나도 슬슬 유럽의 휴가문화에 익숙해지는 건가.
물론 그 가게는 손님 떨어지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음식이 맛있고 단골이 많다. 그래서 1달 휴가를 갈만한 마음의 여유가 있었을거라고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내가 한국서 식당을 열었더라면, 그 음식 경쟁 심한 나라에서 잘 될 때 바짝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1달 휴가는 언감생심이었을 것 같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들 하지 않나?
이건 비단 자영업자들 뿐 아니라 직장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한국서 직장생활 할 때, 정규직에 안정적인 회사였지만 휴가를 길게 낸다는 건 충성심에 의심을 받는 일이라 피하곤 했다. 나를 대체할 고급인력이 항시 대기중인 곳에서 휴가 1주일은 부담스럽고 불안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 곳의 휴가문화가 처음엔 신기했다. 보통 1년간 주어지는 휴일은 30일이다. 노동법 상은 그보다 적다고 들었으나 주변 직딩들의 평균 휴일은 다 30일이었다. 그 기간을 어떻게 재미있게 보낼지가 이들의 1년 내내의 관심사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의 대표는 나에게 어떤 나라를 여행하고 발견하기에 휴가 1주는 짧고, 2주는 나쁘지 않으며, 3주는 딱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엔 한국말고 다른 나라를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라고도 했다. 그 본인도 여행을 즐기며 1~2주씩 자리를 비우곤 한다.
이들에게 휴가는 당연히 써야하는 것이다.
영업일에 회사를 나오듯이 휴가일은 쉬고 놀고 먹는 기간이고, 그 기간의 즐거운 계획에 대해 회사에서 떠들어도 휴가 못가는 누군가의 질투를 받지도 않는다. 모든 이들에게 동등하게 주어지는 권리니까.
어찌보면 한국에 비해 참 놀 것 없고 심심한 이 나라에서 휴가떠날 기회도 없었다면 내 타지 생활이 얼마나 더 건조했을까, 싶다. 적어도 노동법이나 처우에 있어서는 한국에 비해 독일이 선진국인것은 맞는 것 같다.
내 나라가 아니니 불편하고 힘든 부분도 많지만, 동네 딤섬집 한달 휴가가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환경, 사회에 대해 시사하는 바는 컸다.
모두가 기본적인 권리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사회, 이게 수많은 불편에도 내가 독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
좋을 때도 힘들 때도 있지만 일단은 이 나라를 더 탐험해 나가보자...
또 새로운 발견을 할 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