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독일 떠나고 싶게 하는 아우스랜더암트
오늘 Ausländeramt갔다가 또 엄청 열받고 돌아온 김에 그동안의 나의 비자발급 수난기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1.
결혼 후 독일로 와서 배우자 비자 발급 신청.
미국은 결혼 즉시 영주권이 나온다는데 이노메 독일은 1년짜리, 2년짜리 줘보고 그래도 결혼상태이면 영주권을 주는 절차가 진행됨.
여튼 한국인은 독일어 자격증이 없어도 배우자 비자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터넷정보로도, 유선상으로도 확인받고 암트에 방문.
가져오라는 모든 서류를 지참하고 몇달 전 예약을 잡아 들어갔는데, 수월하게 1년짜리 비자를 주려는 찰나, 막판에 옆자리 동료가 툭 던진 한마디. "독일어 A1있어야 하지 않아?"
A1 따고 다시오라며 일단 임시비자를 3개월짜리 발급해주겠다며 몇십유로 수수료로 떼감.
A1 시험은 1년에 4번있고 결과는 1달 후에나 받을 수 있어 3개월을 꽉 채워 A1을 따가서 다시 1년짜리 비자를 수수료 100유로인가 내고 발급받음.
A1시험을 치르는데 응시료 100유로와 내 시간, 임시비자 발급수수료가 추가로 들었으나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음.
결국 A1은 필요 없었고 (한국인이면) 그 Beamter가 잘못 안 정보에 난 널뛰기를 한 것이었음....(이곳은 베암터 말이 법.)
#2.
1년비자가 만료될 즈음, 2년짜리 비자를 받으러 감.
이때는 웬일로 수월하게 비자를 받는줄 알았으나, DSH점수도 따고 RWTH 학교까지 다니고 있던 나에게 갑자기 독일에 적응하기 위한 Intergrationkurs를 들어야 비자를 줄 수 있다며 등록하라고 함.
이 Integrationkurs로 말할 것 같으면, 참 할말이 많은데,,,,
여러가지 이유로 독일에 거주하게된 외국인이 Herz IV가 되어 독일 세금을 축내며 놀고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독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 성공적으로 정착,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독일내 유익한 인적자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하는,,,한마디로 독일에 왔으면 독일에 대해 배우고 노력하고 적응해라! 라는 의미에서 국가가 지원해주는 통합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어학원 비용은 50%가 절감 가능하며 그마저도 B1을 성공적으로 수료시 낸 돈의 50%을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고, 독일의 사회 경제 문화 등등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시켜준다.(한달 어학과정 400유로일시, 일단 내가 200유로만 내고 들을 수 있고, 추후 B1 따면 그중 100유로도 돌려받는 시스템- 결국 월 100유로로 수업수강 가능)
나의 경우 이미 독일에 도착한 시점부터 이 코스를 들을 수 있는 자격이 되었으나, (그래서 너무나 이 과정을 듣고 싶었으나) 말 그대로 자격만 되었을 뿐이지 어학원에 문의하자 waiting list에 이름을 올려주겠으나 대기자가 너무 많아 6개월은 기다려야할 것이야....라는 답을 받고 결국 매달 400유로 내 돈 다 내고 수업을 들은 케이스다.
독일 와서 슈퍼에서 물건 하나 제대로 못사고 질문하나 제대로 못해 불편해 죽겠어서 언어를 배우겠다는데, 6개월을 벙어리 귀머거리로 있으라니요...?
알고보니 이 인테그라치온쿠어스는 외국인들은 듣기 싫어 안달이란다. 귀찮아서..
난 정착하려고 이렇게 애쓰는데 정작 나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하야...내돈 다 내고 DSH시험도 보고 학교도 입학해서 이제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 지금 2년 비자를 주는 조건으로 뭐요? 인테그라치온 가서 B1을 다시 따라고요?
하니 급,
아 너 학교다녀?
그럼 안따도 돼-
라고 하더니 비자를 발급해줌.
도대체 비자심사와 인테그라치온 수료해야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묻고싶었으나 그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것이 없었기에 난 조용히 비자만 신청하고 문을 나섰다.
#3.
안지날것 같던 독일에서의 2년이 지나고, 다시 영주권을 신청할 시간이 왔다.
애초에 첫번째 암트 방문에서 임시비자를 발급해 시간이 지연되는 바람에, 난 이제 거의 3년 반을 이미 독일에 살아 영주권 신청을 위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도 남은 상황...
영주권 신청 Termin을 10월에 받았는데, 내가 신청한 시기는 2월이다.
이것만 봐도 얼마나 Termin 잡기가 어려운지 알겠지...
그리고 10월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모든 서류를 들고 방문을 열자,
무심한 표정의 베암틴은 나에게 말한다.
너 영주권 신청하러 왔어? 여기 부서에서 하는 일 아니야. 약속잡고 다시와-
내 이럴 줄 알고 미리 전화해서 영주권 신청 Termin잘 잡힌거 맞냐고 확인까지 했는데 그 대답해주신 분은 어디 계세요...?
사실 10월 Termin을 잡고 방문하기 전에 집으로 편지 한장이 왔다.
내년 5월에 비자갱신하라는 내용. 내 비자는 올해 만료인데 내년 5월에 Termin을 주면 불법체류를 하라는 건가요?
페이퍼 끝단에 쓰여있는 한마디, 무비자 기간이 생기지만 우리가 날짜를 늦게 줬으니 '독일 내에서는' 이 종이를 보여주면 유효하단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유효하지 않단다.
그래서 그 종이도 챙겨들고가서 그 베암틴에게 묻는다.
아니 너네가 5월 Termin을 준건 알겠는데, 근데 그 사이에 그럼 난 한국도 외국도 못가고 독일에만 있어야 하잖아.
그래서 그냥 지금 영주권을 신청하려 한거야.
하니 그럴땐 Fiktionsbescheinigung을 받으면 된단다.
그럼 그걸 발급해줘, 하니까 자기 업무 아니고 아래층 인포에 가서 줄서서 대기번호 받고 신청하란다. 수수료는 10유로라나 20유로라나....
왜 너네가 일을 이렇게 처리하는데 고생은 나만 하는거니-
#4.
해외라고 해봐야 국경 넘으면 네덜란드인데, 거기서 경찰이 갑자기 신분증 봅시다, 하면 난 순식간에 불체자 되는거 아냐. 게다가 얼마 후 떠날 비행기도 끊어놨는데.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Ausländeramt로 갑니다.
가서 인포에서 기다리다 드디어 내 순서가 되어 Fiktionsbescheinigung을 받으러 왔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는데,,,그녀의 한마디.
언제 만료되는데?
12월이요.
그럼 만료 2주전에 와.
네? 지금 발급해주면 안돼요?
안돼. 2주전에 와.
저 곧 비행기 타는데요?
언제 타는데?
저 스페인 가는데...
나 어디가는지 안 물었어. 언.제.가냐고.
12월이요.
그럼 2주 전에 와.
.....
..........
그래서 결국 오늘도 그 Fiktionsbescheinigung인지 뭐시기를 발급받지 못했다.
그리고 출국 2주전에 다시 가야한다.
#5.
내가 이해가 안가는건, 독일은 외국인이 여기서 복지를 누리며 자기들 세금 낭비하는게 싫다면서, 왜 열심히 일하고 적응해보려는 외국인들의 기까지 꺾는걸까?
왜 여기에서 능력발휘하고 독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길 원하면서, 능력과 의욕있는 사람일수록 더 떠나고 싶게 만들까?
늘상 amt에 갈때마다 이런 경험을 하니, 이젠 그들이 10개 서류를 준비하라고 하면 혹시몰라 관련서류 20개는 준비해 만반의 대비를 하고 간다. 그래서 뭐 이상한 거 물어보면 바로 꺼내 보여주려고...
근데 오늘은 왜 내가 그렇게까지 애써야하고, 저자세로 나가야하는지 정말 이 시스템이 너무 싫어졌다.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이 돌아가긴 하지.
그런데 사회 전반에 깔린 무서비스와 느림과 불편함이 괜찮아진건 아니야.
그냥 익숙해지고, 포기하게 되는거지.
그런데 오늘은,
정말 그냥 이런식인 이곳이 너무 싫었다.
이래서 많은 독일 유학생들이 도로 한국으로 가나보다.
힘든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