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혼자만의 저녁 외출이 준 에너지, 생각들

by 봄봄

약 1달 후면 아이의 2살 생일이다.


지금까지 아이가 자는 시간에 밖에서 놀아본 적이 없다. 내 기억으로는 한 번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멀리서 회식이 있어서 차 없으면 못 나오던 상황. 그때 말고는 한번도 개인적으로 약속이 있거나, 내 개인시간을 가지느라 저녁시간을 밖에서 보낸적이 없었다.


신랑이 주말 중 하루는 운동에 집중해야했던게 늘 불만이었는데, 나도 내가 원하는거 일주일에 2번 이상 저녁에 해도 좋다고, 나가서 하고픈거 하라고 해서 오늘 사람들을 만나러 나갔다.

오후 6시가 다 된 시각에 아이 없이, 신랑에게 오롯이 맡기고 나와있었던 건 처음이라 걸어가는 길에 보이는 노을도 예쁘고, 공기도 춥지만 시원하고...


사람들과 오만 수다를 실컷 떨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집에 편히 돌아오니 아이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단유를 아직 성공하지 못해서 밤중에 1~2번은 수유를 하고 있다. 그 외에는 전혀 안주는 편이지만...그러다보니 더 저녁시간, 밤시간에 내가 집에 없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어제 오늘 신랑이 아이를 재워주니 그에게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다.

단유 한번 시도했다가 우리 부부가 이틀밤 동안 지옥을 맛봤는데, 너무 한꺼번에 급하게 끊으려고 했던게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도 이제 서서히 단유도 진행되고 있고...신랑 덕분에 많은게 좋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타향살이를 하다보니 뭔가 불편하고 어색하고 언어로 인해 열등감도 있고 기본적으로 좀 위축되는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뭔가 시도하기보다는 내 곁에 있는 신랑이 내게 무조건적으로 맞춰주고 위로해주기만 바랬던 점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문제가 있으면 행동하고 움직여야지, 그 불편한 '기분'에 빠져있지 말아야겠다.


오늘 3시간 가량의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많은 긍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을 경험했다.

청소도 하고, 이렇게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쓸 생각이 들었다는 것만 봐도 환기가 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떤 방법이 되었든 나를 지키자. 나를 돌보자.

그래야 내 주변 사람도 돌볼 수 있다.

희생이라는 말 속에 날 가두고 학대하며 상대에게 어느 순간 그 희생에 대한 감사함과 대가를 강요하는 괴물이 되지 말자. 나를 돌보고, 가정을 돌보고, 집을 돌보고,,,다 차근차근히 해나가다보면 다 정리될 거라는 희망을 봤다.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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