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음주면 b1 도 끝나고, 마지막주엔 b2 를 시작한다. 더디기만 할 것 같던 시간도 어느새 흘러흘러 올해도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네.
이번주엔 크리스마스 마켓도 오픈 예정이고, 지나면서 보니 벌써 markt bauen도 거의 끝난 것 같다. 본격적으로 12월, 연말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크리스마스 마켓 가서 글뤼바인 마시고 컵 사오고, 커리부어스트 호호 불어가며 먹고, 이쁜 크리스마스 장식과 장난감 구경에, 각종 간식거리 손에 들고 이러저리 누빌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이 곳에서는 12월이 되면 하루하루 뜯어볼 수 있는 달력을 판다. 페레로 초콜릿 12월 달력을 사면 1일부터 말일까지 매일 일자에 맞눈 초코를 하나씩 꺼내먹으며 새해를 기다리는 식...
이런 문화가 참 귀엽다.
즐겨먹는 마이무즐리에서도 이런 12월 뮤즐리달력을 팔아서 참 좋은 아이템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한국에선 뭔가 연말이든 아니든 좋아하는 친구와 수다 한판이든, 여럿이 술마시든, 항상 빡세게 진탕 신나게 논다는 느낌이었는데 이곳에선 잔잔한 일상 속의 축제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즐기는 느낌이다. 한국의 방식이 놀고나면 '아 진짜 재미지게 잘 놀았다', 싶긴 하지만 이제는 이곳 방식도 슬슬 익숙해져가는 중. 나름의 잔재미가 있다.
한동안은 늘 신랑이 장을 봤는데, 얼마전부터 둘이 같이 장보러 가니 데이트하는 기분도 나고, 늘 사던것만 사서 다른 물건은 잘 몰랐는데 하나씩 보여주고 설명해주니까 재밌고 좋더라. 덕분에 또 맛난 음식재료 많이 득템해서 좋았다. 요리가 더 풍성해질 예정...^^
친구를 초대해서 집에서 요리도 대접하고, 같이 보드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고...
수업시간에 만난 똑똑한 한국 동생과 같이 독어 단어 열심히 외우고 나중에 스터디하자고 패기넘치는 약속도 하고..
시어머니께서 주신 김치로 소고기 잔뜩 넣고 진하게 끓여낸 김치찌개에 신랑과 둘이 감탄하며 호호 불어 뜨끈한 국물에 뜨끈한 밥 같이 먹는 재미...남은 찌개를 저녁으로 먹으니 쫄아서 그런지 더 맛있다는 신랑 문자에 수업중에 주체못하고 큰 미소가 지어지는, 뿌듯한 그런 일상.
작은 것 부터 일상의 모든 것이, 채워지는 느낌과 충만한 느낌, 새로운걸 알아가는 느낌인 요즘이다. 어찌보면 모든게 참 소소하기 그지없는데 좋다.
2017년 계획에 깻잎, 부추 길러먹기를 적어넣으며 깻잎에 고기쌈 해먹을 생각에 웃음이 나는 순간순간의 기대감이 좋다. 독일어 시험 패스하기, 취업 혹은 대학원 입학하기 등 사회적 자아로서의 목표 외에도 개인의 일상 속 목표들을 온전히 바라보고 이뤄내며 작은 성과에도 즐거워 할 수 있는 이 공존의 가능이 좋다.
이 공존이 독일사회를, 독일인들의 일상을 떠받치는 힘이 아닐까 싶다. 일도 일상도 똑같이 중요하게 재미지게 살 수 있는 인생.
이 곳에 머무른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다. 거기엔 아마 언어가 큰 몫을 하겠지.
B2하면서부터는 조금씩 독일 신문, 잡지도 보면서 아헨의 재미있는 이벤트나 행사를 체크해뒀다가 참석도 해보고, 좀더 다양한 경험을 쌓고싶다.
아직 하고싶은게 많은 30대라는 것만으로도 성공한거 아닌가 싶네...ㅋ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알차게 보내고, 내년도 행복하게 맞이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