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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연 Jul 08. 2020

벼락치기 예찬

오늘의 공부 노트

얼마 전 테드 영상에서 자기가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벼락치기가 생각났다. 코로나 때문에 싱숭생숭한 마음을 핑계로 이번 시험공부는 상당히 늦게 시작했는데, 그 때문에 마음이 계속 초조하고 불안했다. 공부하기는 싫고 걱정만 가득했다. 그런데 밥 먹으면서 본 테드 영상 하나로 초조함이 마법처럼 해소됐다. 나는 어쩌면 벼락치기의 긴장감 속에서 최고의 효율을 내는 걸지도 모른다.


꽤 예전부터 시험공부를 벼락치기로 했다. (사실 입시를 위한 1년의 장기전을 제외하면 거의 벼락치기로만 공부해온 것 같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수업은 언제나 열심히 듣고 있어요.) 중요과목이라면 이틀에서 삼일 전, 양이 할만해 보인다 싶으면 전날에 시작하고 필요하면 밤을 새운다. 건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태까지 꽤 괜찮은 결과를 내왔기에 그럭저럭 신뢰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양이 너무 많아서 당황하고 있었다.


"이래도 되나.."싶은 자기 의심은 공부의 주적이다.


물론 벼락치기 한 내용이 머리에 오래 남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꾸준하고 성실한 반복만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그럼에도 단기적인 시험을 넘기는 것만이 목표라면 꽤 유효한 접근법이 아닐까. 테드 영상으로 이래도 괜찮을 것 같다 싶은 확신이 생기자 공부가 훨씬 잘 됐다. 좀 우습지만 나는 벼락치기가 좋고, 벼락치기할 때 공부가 잘 된다. 그렇게 결론 내리고 나니 그냥 당장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쓰고 보니 벼락치기 예찬론이라기보단 자기 확신의 중요성 같지만. 언젠가 공부법을 주제로 칼럼을 쓰게 된다면 벼락치기를 한번 제대로 다뤄봐야겠다. 그리고 지금은 내용이 비교적 쉬워서 벼락치기가 통하는 걸 수도 있다. 다음 학기부터는 꾸준히 예습 복습을 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에게 남은 시간은 너무나도 촉박하기에, 이번 시험은 벼락치기로 돌파할 요량이다. 이렇게 불건전한(?) 공부습관을 합리화해 본다.


단. 섣불리 따라 하지는 마시길. 결과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오늘의 공부 한 컷. 핸드폰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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