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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지은 Jul 02. 2018

개고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불법과 합법, 법의 사각지대에서

글을 시작하며...

뜻밖에도 지난번에 올린 글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다양한 댓글이 달렸는데요.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간혹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 첨언하자면, 애초에 글을 쓴 목적 자체도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함이 아니라, 개 식용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잘 몰랐던 분들, 관심은 있지만 아직  '표창원법 통과를 위한 국민청원'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께 홍보하기 위해서 쓰는 글입니다.



이번에는 개고기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키워드로 이야기해볼까 한다.



 

2018년의 대한민국,
아직도 개고기를
우리의 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



평창올림픽 당시, 한 외국인 선수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개고기 문화를 지적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논란이 일었다. 가까운 예를 들었을 뿐 이러한 이슈는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그러나 문화 상대주의를 거론하기에 앞서서 2018년 현재에도 개고기가 대한민국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고 음식문화 역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전쟁 전후로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는 가난한 서민들이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개고기를 먹었지만, 우리나라가 급속한 현대화와 경제발전을 이루어내면서부터 우리의 식탁도 달라졌다. 허가받은 시설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양질의 식품들이 우리의 식탁을 채웠기 때문이다. '문화'라고 부르려면 그것이 얼마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개고기는 식품산업이 발전하는 수십 년 동안 합법적인 식품의 테두리 안에 포함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대중적으로 소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의 통계에 따르면, 개고기를 한 달에 한 번 먹는 사람은 1%, 두세 달에 한 번 먹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2.9%였다. 둘을 합산해도 지속적으로 개고기를 소비하는 비율은 3.9%로 전체 응답자의 5%에도 못 미친다. 또한 개고기를 취식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중에서 35.6%는 개고기라는 사실을 모르고 먹었다고 대답했다. 전국의 식당 중 개고기를 판매하는 곳은 1% 수준이다. 이러한 지표가 무엇을 말해주는가? 개고기를 취식하는 것은 이미 음식문화로서 그 명분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라고 할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라면 다른 결과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단지 예전부터 먹어왔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근거도 없는 개 도축과 취식 행위를 문화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일까?


식용견 농장에서 태어난 베로나



식용견과 반려견은 다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번 글에도 언급했는데, 결론적으로 이 둘은 구분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육견 업자들은 국어사전에도 없는 식용견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식용으로 사육되는 개의 품종이나 혈통이 따로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육견 업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식용견의 생물학적 품종이 따로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종도 없으며 따라서 식용견이라는 말로 구분 짓는 것은 말장난일 뿐이다. 개농장과 전통시장 등을 통해 유통되는 개의 종류는 가정에서 흔히 키우는 푸들, 시추, 몰티즈부터 비글, 리트리버까지 다양하다. 농장주들은 황구나 백구, 유기견 등 떠돌이 개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무방비상태로 묶여 있는 개들도 불법으로 포획해 식용으로 유통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이미 여러 매스컴을 통해 보도된 바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이웃집에서 잃어버린 반려견을 누군가가 먹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https://youtu.be/hoFXsfa-t0s



다른 가축과 달리, 식용으로
개를 도살하는 것이 불법인 이유



얼마 전 인천지법에서는 식용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판결은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4호에 명시된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이는 행위'를 적용한 것이다. 왜 소나 돼지 등 다른 가축과 달리 개만 차별대우하느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는 개고기 자체가 현행법상 '식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개가 축산법에는 포함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포함되지 않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며, 현재 유통되고 있는 개고기는 모두 허가받지 않은 작업장에서 불법으로 도축된 것들이다.



개는 현행법상 식품이 아니다



현행법상 식품이 아닌 개고기를 국가에서 관리 감독할 의무는 없다. 개고기가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속해 있지 않다는 것은 국가가 정해놓은 최소한의 식품 안전 기준도 적용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물며 시금치 한 단을 팔아도 잔류농약 검사를 받고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하는데, 개고기는 사육 방법과 도축장의 위생기준 등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열악한 개농장에서 부패한 음식물쓰레기를 먹이고 항생제를 남용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개 사육장의 열악한 환경은 비단 그곳에 있는 개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축사가 제대로 된 분뇨처리 시설 조차 없이 각종 배설물과 핏물을 그대로 하수처리장으로 내보낸다. 불법 축사로 인해 토양과 수질이 오염되고 하수처리에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국가의 제도권 밖에 있다는 것은 위법의 문제를 떠나서 식품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몸보신에는 개고기가 좋다?



지금은 2018년이다. 어느덧 우리 장바구니에는 유기농 제품들이 담기기 시작했고, 샴푸 하나, 비타민 하나 살 때도 원산지나 성분 표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고르는 시대다. 이제는 더 이상 동물성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이유는 몸보신에 좋다는 설 때문이다. 정말 건강에 유익한 것인지는 사육과 유통과정을 들여다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각자의 기준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질 수 있겠다.) 개가 사육되는 환경은 유튜브 검색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데,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굳이 링크를 달지 않겠다. 매우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라는 것은 여러 매스컴을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돼지나 닭의 사육시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것들은 국가가 정해놓은 최소한의 안전과 위생 기준을 준수하며,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전량 폐기 처분되어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다.


https://youtu.be/ZLl1Vp-Kajg




몸보신에 좋다는 개고기의 위험성

 


한 시민단체가 건국대 수의대와 함께 전국 12개 지역의 93개 점포에서 판매되는 개고기를 대상으로 유해 성분 검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65.6%의 개고기에서 잔류 항생제가 검출되었다. 이 검출 빈도를 닭고기와 비교하면 496배에 달한다. 이러한 육류 속의 잔류 항생제는 조리 과정에서 끓이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몸에 고스란히 흡수되기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이다. 항생제 잔류치 역시 축산물 기관에서 검사를 받는 다른 육류(소, 돼지, 닭)보다 96배나 높았다. 뿐만 아니라 검출된 항생제의 종류도 8종으로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의 흔적이 뚜렷했다.


엔로플록사신, 아목시실린, 타일로신, 린코마이신, 설파티아졸, 설파테마진, 설파디아진, 설파메톡사졸... 개고기에 이러한 종류의 항생제 성분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간과할 일이 아니다. 항생제 남용으로 야기되는 문제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항생제 내성균이 바로 그 이유다. 항생제의 남용은 항생제를 써도 죽지 않는 내성균의 증가를 유발하고 이러한 균이 늘어날수록 질병의 관리와 치료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초래되는 것이다.



개고기의 위험요소는 항생제 남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균과 바이러스 또한 심각한 문제다. 개고기에서 대장균을 비롯해 요로감염, 방광염 등의 원인균인 프로테우스 불가리스, 패혈증을 유발하는 연쇄상구균 등 다양한 세균이 검출되었으며, 개 도축장에서는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홍역, 파보바이러스 등 다른 전염성 질환에 걸린 개들도 함께 도축되어 고기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개농장의 개들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기본적인 접종도 받지 못한 상태로 방치되기 때문에 병에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 피부병과 기생충은 기본이고, 심장사상충, 콜레라, 홍역, 개 인플루엔자 등 질병의 종류도 다양하다.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이러한 위험성을 감수하겠다는 것일까?

  


개고기도 합법화하면 된다?



혹자들이 우리나라 문화라고 말하는 개고기에 대해서 왜 여태까지 합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국가 이미지 추락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에 유일하게 개고기를 먹는 나라다. 이것은 국제사회로부터 '야만적'이라고 비난받는 문화이다. 전 세계적으로 개와 고양이는 반려동물로써 그 입지를 굳힌 지 오래다. 때문에 대만처럼 개 식용을 하다가 법으로 금지한 나라는 있어도 합법화한 나라는 없다. 선진국에서는 인권뿐만 아니라 환경, 동물보호 등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점점 더 노력해나가고 있다. 일례로 푸아그라는 병든 간을 만들기 위한 잔인성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혐오 식품이 되었고, 본고장에서조차 추방되었으며 법적으로도 금지되고 있는 추세다. 선진국에서는 동물보호법이 점점 더 강화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법을 추진한다면 어떻게 될까?


둘째, 개고기 소비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고기는 대한민국의 문화라고 할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 아니다. '불고기'가 기내식에도 등장하고 '문화재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대 문화 상징'에 선정된 것과는 대조된다. 개고기를 두세 달에 한 번 먹는다고 답한 사람까지 합쳐도 개고기를 꾸준히 먹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3.9%에 그쳤다. 우리 사회에 웰빙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지표는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육견협회의 한 관계자가 뉴스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은 이미 사양산업'이다.


셋째, 개고기 합법화를 위해 필요한 세금 문제다.

개고기를 안 먹는 사람도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개고기 합법화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개를 식용으로 합법화하기 위해서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개를 포함시켜야 하고 다른 축산업처럼 관리 감독하기 위한 부수적인 기준 마련과 법 개정, 인력 등이 필요하다. 그만큼 많은 세금이 쓰인다는 의미다. 또한 개 식용을 합법화하려면 현행 동물보호법과 상충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법 개정이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반려동물인 개와 식용으로 사육되는 개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생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과연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극복하고 국가 이미지 추락을 감수해가며 국민의 혈세를 써야 할 정도로 개고기 합법화가 필요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개장수에게 팔려갈 뻔 했던 황구는 사랑받는 반려견이 되었다



개고기를 먹는 것도
개인의 취향과 자유다



지난 글에 몇몇 분께서 댓글로 주신 의견이다. 어떤 댓글에는 '1000만에 불과한 반려동물 인구가 나머지 4000만의 사람들에게 개고기를 먹지 말라고 강요할 권리가 없다'는 말도 있었다. 물론 개인의 취향과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에도 개고기나 나비탕을 먹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나머지 4000만이 전부 개고기를 먹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또 굳이 따지자면 개고기를 먹는 인구 비율이 현저히 적다. 그래서 위와 같은 단순 편 가르기식의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어떤 음식이 좋든 나쁘든 그것을 먹는 것도 '개인의 취향과 자유'다. 그러나 누누이 얘기한 것처럼 소나 돼지처럼 합법화된 식품이 아니다. 개고기를 먹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은 불법으로 점철된 식탁 위에 숟가락을 얹는 행위다.



개고기에 대해서 불법이니 합법이니 논란이 많은 이유는 축산법과 축산물 위생관리법의 상호 충돌 문제도 있지만 현행 동물보호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한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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