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야기
엘리베이터 광고 전광판에 나오는 한 침대 가구 회사 광고. '좋은 잠이 모여 좋은 나를 만든다'
어제저녁에 솔이를 재우며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더니 온 몸이 너무 개운하다. 맞춰놓은 알람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 햇살을 맞으니 이렇게 아침이 상쾌할 수가 없다. 다시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일찍 일어난 스스로가 자랑스러워 (?) 기분이 좋다. 남편 출근 길도 배웅할 수 있고 어제 읽다 만 책도 마저 볼 수 있다. 상쾌한 월요일이다.
요 며칠 샤워를 깨끗이 하고 나와도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자꾸 풍겼다. 쾌쾌한 냄새를 맡으면 괜스레 몸이 움츠려 들고 남편이나 솔이에게도 이 냄새가 날까 괜히 신경이 쓰인다. 솔이와 식탁에서 간식을 먹다가 솔이에게 물었다. '솔아, 요즘 엄마한테서 이상한 냄새 안 나?' 그랬더니 냄새가 난단다.
나는 이 쾌쾌한 생리 전 후의 냄새가 솔이에게도 풍겼나 싶어 '무슨 냄새?' 물었더니 쳐다도 안 보고 '엄마 냄새'라고 답한다.
항
그게 꾸리꾸리 한 냄새든 향긋한 냄새든 뭔들, 엄마 냄새라는 말에 나는 녹아버렸다. 요즘 솔이의 어휘 실력이 정말 일취월장이다. 전에 비해 책도 덜 읽어주고 하는 거라고는 둘이 수다 떠는 게 다인데, 영상도 거의 안 보고 봐도 반강제로 영어라 어휘 실력, 문장 구사력이 늘 데가 없을 텐데 (내 대화 수준은 정말 딱 평균이다) 어떻게 솔이는 저렇게 잘 자랄까? 대나무처럼 한참을 기다렸다 크는 건가? 두 돌까지는 듣기만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저렇게 네이티브가 돼버렸다.
아직 발음은 성인만큼 분명하지 못해 한 번씩 내가 알아듣지 못할 때는 신기하게도 동의어나 길게 풀이해서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사전이야 뭐야.
얼마 전에는 감자를 썰다가 손가락을 베였는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마사지를 하다가 내 손가락을 보더니 ' 엄마가 아프니까, 내 마음도 아파'라고 해서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눈물을 흘렸다. 사랑이란 이런 건가. 새삼 내가 경험하고 있는 '엄마'라는 역할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일이란 생각과 큰 감사함을 느꼈다.
오늘 아침 상쾌하게 운동을 마치고 오는데 어린이집 산책을 나온 솔이와 마주쳤다. 일부러 인사는 안 했지만 엄마 없이 선생님과 친구들 손을 꼭 잡고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솔이의 뒷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워 가슴이 뜨거워졌다. 매일매일 자라는 저 아이. 어떤 책 보다 솔이를 보면서 배우는 게 더 많다.
나도 그럼 오늘 하루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