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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vus Aug 24. 2020

1. 영재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

영재에 대한 혼란스러운 정의


  영재의 정의란 어렵다. 하나의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영재와 영재가 아닌 사람을 나눌 수 있다면 더없이 편하겠지만, 사람은 너무나 다양한 재능과 면목을 가지고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아마 영재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IQ를 신봉하며 IQ에 의한 구분이 옳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학업 성취도를 기준으로, 다른 누군가는 관찰에 의해서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또 누군가는, 이러한 다양한 기준을 다수 수용해 그 중간을 찾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영재성의 정의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는 사항은, 아마 '특출함'일 것이다. 우리가 영재, 천재로 여기는 사람들은 어떠한 분야에 대해 뛰어나다. 바로 이전에 열거한 다양한 기준은 특출함, 뛰어남, 혹은 수월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 특징을 측정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특출함을 측정하는 수많은 방법만큼 어떠한 수준을 유의미하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견해도 다양하다. IQ를 예로 들자면, 상위 몇%부터 영재로 봐야 하는 것일까? IQ 130 이상을 영재로 정의한다면, IQ 129인 아이는 영재성이 없는 걸까? 영재성이란 고정된 단위로 측정할 수 있거나 특정한 기준점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혼란을 가중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나 본인의 자식이 영재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람과 흥미와 관심을 끌기 위해 소비되는 특정 영재의 자극적인 사례 등이 영재의 정의를 흐리는 것 같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보면 이런 시각을 반영한 책이 다수 있다. 아이를 영재로 키우는 방법에 대한 책은 자신의 아이가 특별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욕망을 대상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영재 교육 시설에 보내기 위한 입시에 대비하는 책은 영재라는 단어가 과도한 교육열에 하나의 ‘스펙’으로 변질되어버린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러한 교육열과 치열한 입시가 영재의 본질을 왜곡한다면, 전파를 타고 흘러나오는 신동에 대한 이야기는 영재에 대한 환상을 품게 한다. ‘나이가 몇인데 무엇을 했다’라는 이야기는 실제로 놀라운 일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는다. 더하여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정말로 영재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영재의 극히 일부일 뿐, 모든 영재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영재라는 단어는, 모두가 동의하는 상대적인 정의와 각기 다른 절대적인 정의가 부딪혀 만들어진 혼동과 대중의 인식 차에 의한 혼란으로 그저 의미 없는 메아리가 되어버렸다. 이런 양상은 한 세기 전에도 비슷했다. 높은 지능이 곧 영재성으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에 쓰인 Charles Spearman의 The Abilities of Man(1927, 14p)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은, '지능'이란 너무나 많은 의미를 가져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그저 '음성'에 불과하게 되었다."


  영재 교육에 관련된 전문서는 영재를 정의하는 데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여 세밀하게 살펴보지만, 우리가 할 이야기에는 그런 수준까지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영재성의 정의에 대해 신중히 살펴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영재성의 정의를 논의하며 논의 주제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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