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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 냥이 Nov 16. 2015

부부

함께 간다는 것은........

원주에서 부부동반 모임으로 1박을 하고 집으로 돌아 오니 집이 아주 따뜻하다.

둘째 아들이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 논 상태로 외출을 했다.

몸이 피곤한 상태라 집이 따뜻해서 좋긴 했지만, 언제 부터 보일러를 켜 났을까 생각하니 은근 성질이 났다.

그래도 기특하게 설겆이가 깨끗하게 되어있다. 마음속으로 보일러 건은 용서를 한다.


우리 부부에겐 1년에 한번 부부동반으로 모이는 정기적인 부부동반 모 이다.

남편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 이었지만, 부부가 함께 모이기 시작하면서 부부동반 모임으로 변해서 14년째 이어지고 있다.이젠 남편과 관계없이 여자들끼리 친하게 지내서 모임이 재미있고 오래 알고 지내다 보니 속이야기도 편하게 한다.내가 있어야 재미 있다고 꼭 빠지지 말라고 하는 그들이 편하다.

유머가 있는 편이 아닌 나를 그들은 재미 있어 한다.

왜 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그냥 일상의 이야기를 해도 그들이 재미 있어 하니 ...........

그런데 이 모임 말고도 어디서건 나를 항상 재미있어 하고 나를 즐거워 한다.ㅎㅎ 내 착각인지도, 때론 착각이 행복 하게 해주기도 한다.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은 1년의 웃음을 다 웃고 온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부부가 숙소인  원주 치악산 주주산방에 도착 했을 땐,가랑비가 내리고 있었고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다도실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족구와 등산을 하기로 한 것은 여러 가지 여건 상 할 수없었다.  가랑비가 이슬비로 바뀌면서 남자들 만 가까운 곳 까지 등산을 하고 왔으며, 우리 여자들은 계속 된 이야기 꽃을 이어갔다.

다행히 이번에는  식사 준비를 따로 하지 않고 이 곳에서 주문해서 먹기로 했다. 묵혔던 이야기는 끝이 없다.

 

구불 구불

돌고 돌아

황토 담벼락이 반기고

질척한 땅을 밟은 느낌은 내 어릴적의 앞마당이 떠오르며

맑은 공기는 내 얼굴의 팽팽함을 이끌어 웃음을 짓게 하네


창을 통해 들여다 보니

차마시고 있는 그들이

정겹구나.

반가움에 문을 벌컥 열어 보니

낮선 남정네들도 함께 나를 본다.


잊지 않고 웃음 날려 주며

우리네 그들을 본다.


허허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좋은 건


원주 치악산의 공기에 몽롱 해  짐인가

그들이 뿜어 내는 오랜 정인가



이 모임에서 노래방을 가는 경우가 없는데 , 어젠 노래방을 갔다. ㅎㅎ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노래교실을 다녔지만 변변하게 노래를 제대로 불러 본 적이 없었기에 나를 시험하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박자와 음정이 흔들렸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도전 했다.  처음 노래보다는 나아 졌다.

나는 모두 다섯 곡을 불렀다. 예전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 었지만 나는 용기를 내었고....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다.

오늘 비록 작고 하찮아 보이는 용기 일지라도 나는 해 냈다.

앞으로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때도 나는 오늘과 같이 잘 할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이후 ........나는 오늘 비로소 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



노래방에서 나오니  여전히 이슬비가 내렸다.

서울과는 달리  그 곳은 산 속이라 그런지 공기의 느낌이 좋다. 괜히 눈도 나아지는 것 같다.

안과 선생님이 처방해준 안약을 눈에 넣어서 눈 상태가 좋아지긴 했지만 맑은 공기 가 내 눈을 한층 더 좋게 해주는 것 같다.

이곳 공기 덕분에 내 남편도 집에서 보다도 훨씬 정다워 보인다.

때론 여러 사람과 함께 남편과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내면 좋은게 많다.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익숙하고 그냥 가만히 아무말 하지 않아도 편하다.누구 말 마따나 의리로 뭉쳐서 산다고 해야 하나.  단지 떨림이 무딘 칼날이 될뿐이고,

세월은 그렇게 우리 둘 사이를 긴장도 없는 무딘 시간의 편안함에 넣어둔다.

함께 간다는 것은 그렇게 서로 편하고 익숙한 상태를 유지 하면서  노력해 가는 것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피곤함이 몰려 왔다.

우리들은  원주 치악산의 밤과 함께 잘 준비를 하고 누웠다.

앞마당에 작은 연못으로 작은 폭포물이 흘러 내리는 소리가 비오는 소리 처럼 들린다. 아니 어쩌면 비가 내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커튼을 열지 않았으므로 그냥 생각만으로 가늠 했어야 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행복한 꿈을 꿀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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