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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 냥이 Feb 15. 2016

플라타너스

좋다. 오늘 네가.....

2016년 2월 11일 목요일 ^^


올빼미도 아닌 그녀가 저녁때가 되자 외출 준비를 서두른다.

그녀의 발걸음은 사당역 반디 앤 루니스로 향하고 있다.

ㅎㅎ 나오니 좋다.

이런 느낌은  뭐랄까......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기분 좋게 한다.

사람 냄새

오늘 따라  흥분이 살짝 더 된다.


마주 보며 걸어오는 젊은 남녀가 손을 잡고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이쁘다.

그런데 남자애가 여자 볼에 살짝 기습 뽀뽀를 한다.

아 ~너무 예쁘다. 내 청춘 돌리도~~~

역시 젊음이 좋구나. 왠지 많이 부럽다.  살짝 기습 뽀뽀 ^^

그녀는 서점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수 많은 책들 가운데 그녀가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비자를 뒤적이다가 다음으로 미루고 징비록과 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을 들고 나왔다.

그녀 마음 같아서는 추리소설과 판타지 소설도 몇 권 더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 한꺼번에 많은 책을 사면

집안일을 하기 힘들다.

집안일이 여러 가지로 발목을 잡는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그녀는  예전처럼 집안일에 열중하지 못한다.

정리정돈과 깔끔과 알뜰함이 그녀의  전공인데.... 아 옛날이여~~

이젠 안녕이다.

 미쳐 해 먹지 못해서 시들해진 야채가 생겼고,  반찬들의 개수가 줄어들고, 청소기를 돌리지 않는 날이 생겼고, 걸레질은 며칠에 한번 하는 이변이 잦다. ㅎㅎ

대충 정리 정돈하기에도  바쁘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어떨 땐 너무 불리한 것도 같아 보이지만, 남자라고 편하겠는가.

역시 서점은 기분 좋은 곳이다.

 날이  어두워졌다.

가로등 빛과 도시의 건물들에서 나오는 빛들 , 그리고 사람들..... 나는 어두워진 하늘을 향해 얼굴을 들었다.


어머머 세상에 세상에~~

플라타너스 나무에 잎이 없다. 없어.~~

나무 가지들만이 있는 플라타너스를 보니 너무 기쁘고 갑자기 급 행복해진다.

아무 날이나 이상한 냄새를 풍기지는 않지만 비 온 뒤라든가 날이 꾸리꾸리 한 날 보면 그 애들이 풍기는 이상한 냄새는 정말 그녀의 기분을 망친다.

하하하 겨울엔 그 애들이 냄새를 풍기수 없다는 것이 이렇게도 그녀를 행복하게 한다.

왜 미처 그 생각을 못했을까 ㅋㅋ

그 애들의 가녀린 몸을 바라보면서 추워 보인다는 동정심도 없이  늘씬 빼꼼 이뻐 보인다.

그래서 그 애들을 향해 사진 한방 날려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작은 달덩이가 높지도 않은 플라타너스 가지에 걸렸다.

콧대 높은 달은 얼굴도 비추지 않고,

오늘은 보여주지 않으려나 보다. 하늘이  수심이 가득하니 비가 오려나 보다.

내일 비가 온다는 가정하에

그녀의 내일은 음악, 책 그리고 커피... 오우 여우 있는 내일이 기대된다.

햇살이 가득한 날 방구석에 박혀 있으면 마음도  불편하지만.

비 내리는 날은 아예 밖을 포기하고  음악과 함께 향기 좋은 커피를 마시며 책을 끼고 있으면 좋다.


ㅎㅎ 밖에 비 온다. 12시를 넘은 지가 한참이 지났으니 오늘은 금요일이다.


그렇게 꾸리리한 냄새를 풍기는 너

아무래도 구린 게 많은 것 같다.

그래 화창한 날은 냄새를 풍기지 못하지만

구린 날 구린 너는 냄새를 흘린다.

 

아직 세상의 나무들을 다 몰라서

플라타너스가 제일로  냄새난다고 생각하는데

더 많이 알면 너 보다 구린 것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꾸리리 냄새 안 풍기고 살면  안 되겠니

그럼 내 무지 이뻐해 줄텐데


꾸리리 냄새 없는 나무로 가로수를 바꿀 수만 있다면....ㅜㅜㅜ


내 코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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