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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 냥이 Mar 23. 2016

달빛 창가

의식 없는 대화

방이 건조한듯하다. 그녀는 잠들기 전에 창문을 살짝 열어두었다. 혹시나 찬기운이 들어 오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도 잠시 했지만,

베란다의 창문을 열어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그녀의 남편이 출장 중이라 그녀는 괜히 기분이 좋았다. 은근 해방감 ㅎㅎ 그녀의 이런 기분을 알게 되면 서운 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남편이 있다고 진수성찬을 차리는 것도 아니고, 남편 때문에 그녀의 할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생각해보니... 작은아이가 2박 3일 수련회 갔을 때도 이런 기분 충분히  만끽하지 않았던가. 아무래도 그녀가 수상하다.



그녀는 밤늦게 까지 방탕하게 만화와 소설을 보고는 잠이 들었다.

잠이 든 그녀가 어느 순간 눈을 살짝 뜬다.

열린 창문 사이로 달빛이 보인다.

그녀의 비몽사몽이 시작된다.

'어! 베란다 블라인드를 내리지 않았네...... 달님이 예쁘다. 어 저들은 누구....... '

그녀가 요즘 즐겨 보던 소설 속의 주인공 인물들이 나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넘긴다. 그들은 누군가 몰래 보는 것도 모르고  키스를 한다.

헉 ~~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낮춘다.


알람에 깜짝 놀라서 그녀가 눈을 떴다.

목이 너무 아프다. 그녀가 침대 머리장에 얼굴을 높이 치켜세워서 열린 창가 쪽을 보고 있는 자세이다.

그리고 아이보리 침대 가죽 머리장에 침 자국도 있는듯하다. 이런 더럽게~~

꿈속의 그들을 숨어서 본 게 이런 자세였나.....  목이 아프다.


잠들기 전  SNS로 본 로맨스 소설에서 왕자가  약혼녀에게 키스를 무지하게 해대더니 결국은  ㅜㅜㅜ

그리고 남의 연애사에 왜 침은 꼴깍 넘어가는 것인지... 알다 가도 모를 일이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어젯밤의  달빛이 비 춘 쪽을 보니 가로등이 높이 있다. ㅎㅎ 달빛이 아닌 가로등 이었나 보다.

아침부터 괜히 혼자 머쓱해진다.


아침 햇살이 좋다.

심상치 않은 이 기류로 복권을 사면 혹시 횡재수........... 그녀는 복권 1등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은 세웠지만 자꾸 깜박하고 복권을 사지 못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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