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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리하는 일상 Dec 18. 2019

PLEASE LIKE ME 17.

시즌1에피소드6Horrible Sandwiches시즌2에피소드1 Milk

시즌1 에피소드6, horrible sandwiches

최악의 음식은 뭘까?

배부를 때 먹는 음식? 몸이 아플 때 먹는 음식? 몸이 아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음식?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먹는 음식?

그래도 가장 맛없는 음식은 먹기 싫을 때 먹는 음식이 아닐까?


Please Like Me 에는 다양한 이별이 나오는데 시즌1의 마지막과 전체 시리즈의 마지막에 죽음에 의한 이별 이야기가 등장한다. 페그 이모의 죽음으로 페그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로즈와 조쉬는 슬픔에 빠진다. 사흘 내리 눈물을 흘리는 로즈와 반대로 조쉬는 어떻게 이 슬픔을 표출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다시 말해,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분명히 슬픈데. 분명히 저번에 슬픈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울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페그 이모의 장례식날 로즈는 아침에 일어나 춤을 추며 최악의 샌드위치를 만든다.

로즈의 샌드위는 빵, 버터, 치즈, 잼, 양상추, 후추, 머스터드, 빵 순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아무도 먹지 않은 이 샌드위치는 결국 조쉬와 제프리가 처리하게 된다.


시즌1 에피소드6, 이상한 타이밍

페그의 장례식을 치르는 날은 조쉬의 생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나오지 않던 눈물은 결국 조쉬의 서프라이즈 생일 케이크 직전에 터지고 만다. 


나는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편이다. 아니, 좋아한다. 토마토가 들어간 샌드위치의 그 싱싱함이 좋고 양상추의 아삭함이 좋고 다른 고기 별로 다른 맛이 나는 것, 빵도 소스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좋다. 한동안 샌드위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고 배가 고프면 항상 생각나는 음식이었다. 서브웨이를 가는 것을 좋아했고 가장 많이 간 음식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히려 선택지가 많은 음식이기 때문에 때론 부족한 재료로, 조화가 이루지 못하는 재료로 맛이 없어지기도 한다.

일요일 아침에 늦게 일어나 로즈의 샌드위치를 내 방식대로 만들어봤다. 로즈와 조쉬에게 슬픈 날이었지만 오히려 춤을 추며 만들었던 로즈를 생각하며 재료들을 하나씩 꺼내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 샌드위치가 너무 괜찮았던 나머지 언니와 하나를 더 만들어 나눠 먹기도 했다. 로즈의 샌드위치에 내가 먹고 싶을 만큼의 재료들을 추가해서 만든 샌드위치는 빵, 머스터드, 치즈, 햄, 후추, 토마토, 양상추, 잼, 빵 순이었다. 

그러니, 로즈의 샌드위치와는 전혀 다르지만 로즈의 샌드위치의 모든 재료들은 포함하고 있는 샌드위치이긴 했다.


시즌1 에피소드6, 정리

시즌1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한 시즌의 마지막인 만큼 많은 시간을 사람들을 정리하고 그 감정을 정리하는 데 사용한다. 페그는 자기 자신을 위한 추도문으로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 로즈는 니브와 다른 사람들의 관계를 반강제적으로 정리해주고 로즈 또한 로드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그리고 한 시즌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제프리의 관계에서 조쉬는 또다시 우왕좌왕 하지만 결국 제프리가 그 결정을 내려준다. 

생일 파티를 마치고 돌아온 조쉬는 다시 자살 시도를 한 로즈를 발견하게 된다. 다행히도 그 결정을 후회하고 혼자서 일을 처리한 로즈로 인해 큰 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말이다. 슬픔에 잠겨 있던 로즈가 그 감정을 무시한 체, 아마 로즈의 최악의 날 중 하나에 만든 샌드위치이기 때문에 그렇게 최악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샌드위치를 먹은 일요일에 아침에 나는 샌드위치와 우유를 함께 먹었다. 

나는 우유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싫어하는 편에 가깝다. 특히 흰 우유는 더 힘들다. 시리얼을 먹거나 라떼를 마실 때는 사용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음료다. 아마 유당불내증이 있을 것이고 유제품은 항상 속을 아프게 한다. 심하진 않지만 불편한 음식이다. 한동안은 소에서 나온 우유를 마신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아마 고등학교 가정 시간에 선생님께서 보여준 다큐멘터리 때문에 그런 생각을 꽤 오래 갖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정말 가끔은, 정말 정말 가끔은 시원한 우유가 마시고 싶을 때가 있기도 하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가장 친숙해야 할 음료일지도 모르겠지만 우유와 나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시즌2 에피소드1, 책임감

Please Like Me는 시즌2로 들어가면서 패트릭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소개한다. 조쉬의 또 다른 하우스메이트이자 짝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 시즌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모두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먹는 음식인 Milk다. 

시리즈 상에서 조쉬가 아직 대학생이라는 것은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조쉬는 아직 학생이긴 하다. 그리고 그런 조쉬에게 책임감을 키워주기 위해 앨런과 메이는 조쉬에게 동생 그레이스의 베이비 시팅을 시킨다. 짝사랑인 패트릭은 다른 남자를 집으로 초대하고 톰은 아직도 니브를 만난다. 그리고 그 모두가 있는 집에서 조시는 그레이스를 돌보게 된다.


시즌2 에피소드1, 새로운 시작

조시는 조시대로 남아있는 것 같지만 조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로즈는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고 메이는 출산과 육아 후 드디어 자유를 찾은 것 같다. 그 자유가 잠깐일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모든 사람들은 조쉬의 집에 모이게 된다. 딱히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로즈 말대로 파티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들은 모두 조쉬의 집에 모인다. 그리고 로즈는 선언한다. 약을 끊었고 이제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고.



사용재료

1. 옥수수 식빵

2. 과일 잼

3. 양상추

4. 토마토

5. 슬라이스 햄

6. 슬라이스 치즈

7. 머스터드

8. 버터

9. 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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