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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로 보내는 기도

by 구름 위 기록자


오늘 아침, 핸드폰 알림음에 손이 멈췄다.
비행기 추락 사고.
그리고 또 한 번의 슬픈 소식.

뉴스 속 문장은 짧고 반복적이었다.
"탑승객 전원 구조 여부 확인되지 않아..."

그 짧은 문장이 한참 동안 마음을 눌렀다.


나는 늘 비행기에 오른다.
하늘을 나는 건 내 직업이고, 내 일상이다.

그리고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높은 곳이 얼마나 철저하게 계산된 공간인지.
그러나 동시에 얼마나 작은 변수 하나에도 취약해질 수 있는지.

항상 출발 전 브리핑 때
"오늘 안전 비행 합시다. Let's have a safe flight."
서로 주고받는 인사.

그 속엔 단순한 인사를 넘어선 작은 기도가 숨어 있다.


오늘 뉴스의 제목을 보고, 나도 모르게 숨을 길게 내쉬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 공간에서,
한순간 눈빛을 나누었던 승객들과 승무원들은 얼마나 간절했을까.

나는 짧은 터뷸런스에도 온몸이 긴장한다.
작은 기체 흔들림에도 눈을 감는다.
그런데 상상도 하기 싫은 수직 하강 속 몇 분간의 시간...
그 공포를 감히 가늠할 수 있을까.

얼마 전에도 우리는 커다란 참사를 겪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위에, 또 다시 쌓이는 비극.

이렇게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소식들은
우리 모두를 무력하게 만든다.


특히 나처럼 매일 하늘을 오가는 사람들에겐 더 그렇다.

이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늘 함께 타고, 함께 내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곧 다시 나는 비행기에 오른다.

안전은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확실함이 늘 존재한다는 걸 우린 안다.


그래서 오늘은 평소보다 더 조용히.
하늘 위를 나는 모든 이들의 안녕을 빌어본다.

"오늘도, 모두가 무사히 착륙하기를."

그리고, 안타깝게 고인이 되신 모든 이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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