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기내 방송 대신, 기록으로 전합니다.
승객 여러분, 아니 소중한 독자 여러분,
저는 한국인 승무원 <구름 위 기록자>입니다.
저희 항공사를 대신하여,
<오늘도 나는 이륙합니다>행 본 항공편에 함께 탑승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의 비행시간은 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여정으로 예상되며,
감정 기류는 간간이 출렁일 수 있으나, 대체로 맑을 예정입니다.
기내식은 준비되어 있지 않지만, 따뜻한 진심과
적당한 온도로 녹인 감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즐거운 비행되시길 바라며,
탑승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하늘 위를 날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의 지금까지의 3,650일, 단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날들을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기록은, 제 젊음을 잡아줄 가장 단단한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흩날려 버리기 전에, 작은 용기를 내어 꺼내보는 나의 일상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웃음이 되기를 바라며
이제 당신과 함께 이륙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