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가을이 온다.

뜨거운 8월을 지나, 계절은 부드럽게 물든다.

by 구름 위 기록자

운 좋게 지하철에서 자리를 얻었다. 창밖 햇살이 흔들리는 사이 책장을 한 장씩 넘겼다.
잠시 일터에 가는 생각을 접고 글자에 몰입했다. 일찍 도착한 덕에,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들이니 비행 전의 하루가 잠시 고요하게 멈춰 섰다.


오늘 비행은 짧다. 다녀오면 기다리는 3일의 오프가 있다.

오프 동안 차곡차곡 좋은 인풋을 쌓고, 그걸 글로 풀어낼 시간을 갖게 된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하지만 이번 8월은 유난히 길었다. 성수기 바쁜 스케줄에 몸과 마음이 지친 것도 사실이다. 그 비행 속에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지만,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부딪히며 지치기도 했다. 괜히 기분이 휘둘리고, 집에 돌아와 기가 빠지는 날도 있었다.


곰곰이 떠올려보니, 햇볕 아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얼굴을 찡그린다. 그렇다고 햇볕이 잘못된 건 아니다. 내 존재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건 그 빛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 잔 구름이 흘러가도 햇볕은 오래도록 머문다는 것.


그리고 곧 가을이 온다.
8월의 날 선 햇볕은 물러가고, 바람과 구름이 어우러진 빛이 계절을 포근히 감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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