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041. 일관성

새로 반 편성된 아이들의 명단을 보면 비고란에 아이들의 사정을 짐작할 수 있는 낱말들이 적혀있다.

기초수급, 한부모, 학습부진, 생활지도 등등.

그중 요주의 인물이 있었으니 정현이었다. 정현이의 비고란에는 생활지도가 적혀있었다.

이유인 즉, 녀석이 선생님의 말을 왜곡해서 듣고 선생님이 자기에게 안 좋게 말을 했다고 부모님께 일러바친다는 것이다. 녀석을 보기 전부터 긴장되기 시작했다.

짱구눈썹, 구리 빛 피부, 큰 키. 녀석은 또래보다 강해보였다.

“정현아”라고 처음 불렀을 때 녀석의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고,

큰 눈은 생김새와 다르게 불안해보였다.

녀석은 과장된 행동을 하다가 극도로 얌전해지기도 했으며 지나치게 내 눈치를 봤다.

그래서 난 녀석이 무엇을 하든 늘 좋은 말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번은 텃밭에 가서 다 같이 풀을 뽑는데

풀은 안 뽑고 “흔들어 재껴. 흔들어 재껴.”라며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는 것 아닌가.


그때 내 안에 있는 인내심이란 인내심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

“정현이가 흥이 많네. 정현이 덕분에 친구들이 풀 뽑을 때 힘이 나겠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 뒤로도 녀석은 응원 단장처럼 노래를 지어 부르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난 녀석의 흥을 칭찬해줬다.


어느 날, 정현이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현이가 더 이상 손톱을 물어뜯지 않아요.”


교사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을 때 아이는 편안해진다.

이는 모든 관계에서 그렇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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