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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우물로 돌아온 개구리
Mar 21. 2021
잘 지내고 있어요.
067. 명절
명절 아침은 항상 바빴다.
부모님께서는 일찍 일어나 나갈 준비하셨고, 자식들에게 얼른 씻으라고 하셨다.
난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 순서를 기다리며 잠을 조금이라도 더 자려했던 것 같다.
온 가족이 사진관 가듯이 모두
때
빼고 광내며 멋지게 차려입었다.
가족이 함께 어디로 간다는 생각에 마냥 기분이 좋았던 명절 아침이었다.
어른이 된 나도 명절이 되면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치고, 옷장에서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는다.
전날 세차도 마쳤으니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그날따라 사람들은 말끔하게 차려입고, 아파트 주차장의 차들이 유난히 빛이 난다.
“우린 잘 지내고 있어요.”
명절에 부모님을 찾아가는 자식의 마음이 다 같다는 걸 깨닫게 된다.
걱정 말아요, 우린 잘 지내고 있어요. 그걸 드러내야 하는 날이 명절
이
다.
갑자기 군대 훈련소 입소할 때가 생각난다.
연병장을 도는 나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엄마께,
난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활짝 웃어드렸던 것 같다.
엄마는 내 웃음에 대한 대답으로 우셨지만.
군대 생활복으로 환복을 하고 사회에서 입고 왔던 사복들을 박스에 담아 보내려 하는데,
나보다 어린 스무 살 동기가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형들, 옷 잘 털어서 넣어요. 옷에 흙 묻은 거 보시면 눈물 흘리신
대요.”
우린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드러내야 하는 날이 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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