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082. 도시락

소풍의 꽃, 도시락.


소풍은 사실 친구들이랑 도시락 까먹는 재미다.

김밥, 오므라이스, 베이커 말이, 유부초밥 등 다양한 도시락을 챙겨 온 아이들이

돗자리에 옹기종기 모여서 나눠먹는다. 김밥 집에서 포장으로 싸온 녀석들도 종종 보인다.

“요한이 꺼 도시락 진짜 맛있다.”


소풍을 가면 늘 듣던 말이었다.

칭찬을 아끼시던 선생님께서도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이 맛있다고 하셨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어깨가 펴지던지.


신기하게도 엄마가 도시락을 쌀 때면 나도 같이 눈을 떴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쏙쏙 빼 먹던 햄과

바로바로 만들어지는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들어서 뜯어먹는 맛은 여전히 잊을 수 없다.

도시락은 아니지만, 타지에서 자취할 때도 엄마는 반찬을 이따금씩 챙겨주셨다.

결혼하고 나서도 처가에 맛난 것들을 자주 보내신다.

그럴 때면 여전히 어깨가 펴진다.

자궁에선 탯줄로,

아이가 태어나면 젖이 나오듯,

엄마는 자식을 먹이려고 온몸으로 사는 존재였다.


도시락은 떨어져 있는 자식에게 전하는 사랑의 맛이었고,

커버린 난 여전히 다른 형태의 도시락을 받으며 살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장고의 악수+물음표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