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힐링 ① 걷기

마음아, 안녕

by 손명찬

청계천도 괜찮고 뒷산도 괜찮다.

산과 물이 없으면 뭐 어떠랴. 동네 골목길도 좋고, 대로를 성큼성큼 활보하는 것도 좋다. 천천히 걸어도 내 맘이고 빨리 걸어도 내 뜻이다. 오직 중요한 건 걷는다는 것이다. 걷겠다는 마음이 셀프 힐링의 시작이다. 걷는 행동으로 이어질 때 마음에 주도권, 능동의 힘이 생기는 것을 볼 것이다. 내 팔다리가 움직이며 내 심장이 힘차게 뛴다. 내 피가 내 전신으로 골고루 공급된다. 내 생각이 깨어나고 내 마음이 정리 된다. 회복된다. 더 나아가 성장한다.


이름을 쓰윽, 붙여본다. ‘청계천식 힐링’.

단순하다. 이 길은 외길이다. 오는 사람과 가는 사람이 계속 스친다. 생각과 상황이 복잡한 사람에게는 아주 그만인 이차원의 세계, 직선의 세계요 단순한 환경이다. 보낼 것 못 보내고, 받아들일 것 못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일 때 ‘딱’인 곳. 곁에는 물이 흘러, 마음에는 자정 능력도 있음을 알게 해준다. 물가의 꽃 몇 송이가 향기와 자태로 지나가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고 달래주기도 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곁들이거나 핸드폰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며 걸을 수도 있다. 도무지 비결이 있다거나 특별할 게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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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산책하러 나가지 않거나, 정한 산책로로 들어서지 않으면 애당초 없는 이야기.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으면 아무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 어딘가에 들어앉아 정지 된 채로 웅크리고 있다면 꿈같은 이야기. 그래서 이 셀프 힐링은 걷기 이전의 상황에서 시작한다. ‘꿈틀거림’, 심하게 말하면 ‘몸부림’에서부터 말이다. ‘툭툭 털고 일어나 걸으라’는 말이 아니다. 우린 사람이다. 아프면, 아픈 걸 인정하고, 울만큼 울고, 다 울었으면 이제 좀 나아지고 싶다고 결심하는 게 출발점이라는 거다.


그래서 먼저 스스로를 믿고 인정해야 한다. 자기 사랑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거. 스스로 걸을 힘이 있고, 볼 능력이 있으며, 각성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거.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고,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거. 그리고 지금, 여기, 이 순간, 걷고 있으며 반짝이는 존재가 바로 ‘나’라는 거. 병원을 향해 걷기 싫다면 자신의 의지가 살아있을 때 스스로 좋은 곳을 찾아내고 선택해 걸을 이유는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그러니 걷자, 얼른, 뚜벅뚜벅. 오른발, 왼발. 한 번에 한 걸음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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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청계천식 힐링의 응용편이다.

뒷산에는 물대신 바람이 흐른다.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들이 박수치듯 사각이며 응원한다. 대로를 택했다면 물대신 차들이 길 따라 흐르고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생기와 활기를 보여준다. 골목길을 택했다면, 당신과 아기자기하게 모퉁이를 함께 돌며 아늑함이 응원한다. 모두들 한 목소리로.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야.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당신은 해낼 수 있어.”


1424239153930.jpeg 우리집 연예견 <복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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