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해도 되는 순간
떠나는 너
눈물겨워 동구 밖까지
멀찍이 떨어져 쫓아가며
불러도 한번
돌아보지 않던 매정한 너
보내고 되돌아오며
혼잣말로,
더 크게 불렀어야 했다고
내 목소리를 못 들은 거라고
이제 오랜 믿음도
그리움과 함께 보따리를 싸
혼자이던 어느 아침
처음으로 한번
눈을 감고 누운 채로
혼잣말로
후회한다고, 정말 후회한다고.
*
한번 지나가면 오지 않는
많은 것들은
헤아릴수도, 붙잡아놓을 수 없지만
<나>가 떠내려가도록
손 놓고 구경할 수만은 없겠지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다시 읽어봅니다.
*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