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그릇에 곧잘 빗대는 건 그릇만큼이나 뭘 마음에 잘 담아서일 거다. 담은 걸 꺼내기도 잘하고 오래 두기도 잘해서일 거다. 오래 둔 걸 김치 익히듯 잘 익혀서일 거다. 익은 걸로 의젓하게 잘 대접해서일 거다. 그래서 ‘대접’이라는 것은 정말 대접 잘 하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일 거다. 입구를 넓게 벌려 누구에게든 인심 쓰라는 뜻일 거다.
속이 다 보이도록 투명한 그릇도 좋겠고, 속이 편하도록 단단하고 두툼한 그릇도 좋겠지만 당신이 매일 만지고 즐겨 쓰는 그릇이기를. 당신이 매일 씻겨주고 소중히 여기는 그릇이기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걸 담아 내놓을 때 고민 없이, 가장 먼저 집는 그릇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