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어느 바닷가에서, 아기 게가 엄마 게로부터 첫 걸음마를 배우고 있었다.
어미 게 : 걸음마, 걸음마. 아가야. 앞을 보고 똑바로 걸으렴.
아기 게 : 엄마, ‘똑바로’ 걷는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엄마 게 :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곧게 나아간다.’는 뜻이란다.
아기 게 : 다들, 우리 보고 옆으로 걷는다는데요.
엄마 게 : 원래 게들은 옆으로 걷는 게 똑바로 걷는 거란다. 허리 펴고 집게발을 들고 당당하게 걸어 보렴.
그때 나는 당신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제대로 걸어야 제대로 산다.>라는 강연을 전문가로부터 듣고 있었다.
듣고 보니 걷기를 논하기 전에 서 있는 자세부터가 문제였다. 구부정한 자세가 문제였다. 팔자八字로 걷기, 주머니에 손 넣고 걷기, 어슬렁거리며 걷기도 문제였다. 자주 안 걷는 것도 큰 문제였다. 무엇보다도 직립보행直立步行하기만 하면 사람다운 줄 알고 산 게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