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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Apr 05. 2020

평생 물음


한 걸음 나아가는 일.
한 단계 올라서는 일.
한 차원 끌어 올리는 일.
한 획을 긋는 일.
 
열심히 일하면서 내내
그 다음 얻게 될 자유를 생각했습니다.
높아지고 넓어지면
자유로울 거라고 믿었습니다.
 
건물은 올라가는데
마당은 넓어지는데
올라가니 아래가 잘 안 보이고
넓어지니 사소해 보이는 일에 무뎌집니다.
 
깊어지면 좋아질까요?
좋은 커피처럼 그윽하고 풍부해질 수 있을까요?
고요하지 않은 마음속일지라도
그대로 투명하고 밝을 수 있을까요?
 
알고 나면 달라질까요?
끄덕이고서 하던 대로 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높이와 넓이에, 깊이까지 알고서
기껏 영역 표시에만 애쓰고 있지는 않겠지요?
  
*
내내 걸으며, 발에 걸리는 돌을 다 치운다고 해서
길이 끝날 리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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