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나아가는 일. 한 단계 올라서는 일. 한 차원 끌어 올리는 일. 한 획을 긋는 일. 열심히 일하면서 내내 그 다음 얻게 될 자유를 생각했습니다. 높아지고 넓어지면 자유로울 거라고 믿었습니다. 건물은 올라가는데 마당은 넓어지는데 올라가니 아래가 잘 안 보이고 넓어지니 사소해 보이는 일에 무뎌집니다. 깊어지면 좋아질까요? 좋은 커피처럼 그윽하고 풍부해질 수 있을까요? 고요하지 않은 마음속일지라도 그대로 투명하고 밝을 수 있을까요? 알고 나면 달라질까요? 끄덕이고서 하던 대로 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높이와 넓이에, 깊이까지 알고서 기껏 영역 표시에만 애쓰고 있지는 않겠지요? * 내내 걸으며, 발에 걸리는 돌을 다 치운다고 해서 길이 끝날 리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