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자본주의의 현실(2)
지난 글에서 나라에 풀린 돈을 '통화량'이라고 배웠고,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물가가 오른다고 표현했습니다.
통화량은 중앙은행에서 채권매매 혹은 대출정책을 통해 조절할 수 있습니다. 통화량을 증가시킬수도 있고,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통화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프를 통해서 직접 확인해보기 전에 '통화'에 대한 개념을 딱 세 가지만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통화는 단순히 지폐와 동전이라는 현금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금이나 적금을 포함한 금융상품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때, 어느 범위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통화량을 부르는 명칭이 바뀝니다.
가. 본원통화
시중에 풀린 현금을 말합니다. 즉, 우리가 만질 수 있는 돈인 지폐와 동전을 모두 더한 것입니다.
나. M1(협의통화)
본원통화에 은행의 예금상품을 모두 더한 통화입니다. 예금에도 종류가 많지만, 그 중에서 고객이 바로 찾을 수 있는 예금만 포함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수시입출식예금처럼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예금
다. M2(광의통화)
M1에 금융상품을 더한 통화입니다. 조건은 2년 미만의 상품입니다. 정기예금과 적금, 금융채, 시장형 금융상품, 수익증권 등이 포함됩니다. 현금화할 때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품들이 포함되는 것입니다. 보통 '통화량'을 말할 때 M2를 사용합니다.
※ 아래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사이트입니다. 홈 화면에서 통화량(M2)라고 쓰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통화량(M2)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통해 1986년부터 2022년까지 통화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 넘버원 미국의 통화량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역시 1980년도부터 꾸준히 통화량(M2)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래프를 보면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에 엄청난 폭으로 통화량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현금이 많이 풀리게 되었고, 지금은 엄청난 물가 상승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화량은 어떻게 증가하게 되는 걸까요?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은행이 바로 이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은행에 100만원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은행은 A가 맡긴 100만원 중에서 50만원만 B에게 빌려줍니다. 이때 실제로 존재하는 돈은 100만원이지만, 숫자로 찍혀있는 돈은 150만원이 됩니다.
※ 숫자로 찍혀있는 돈 : 100만원(A가 맡긴 돈) + 50만원(B가 빌린 돈) = 150만원
은행은 법적으로 일정 비율의 돈만 가지고 있으면, 남은 돈을 타인에게 빌려줄 수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돈을 맡긴 사람들이 한번에 돈을 돌려달라고 하지 않으니 이게 가능합니다. 돈을 맡긴 사람들이 한번에 모든 돈을 돌려달라고 할 때, 돌려줄 수 없는 사태가 발행하는 것을 뱅크런이라고 합니다.
그래프로 확인했듯, 장기적으로 볼 때 통화량은 계속해서 증가합니다. 즉, 인플레이션은 멈추지 않고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갑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본주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예시를 더 살펴보겠습니다.
금리가 5%인 2년 만기 예금에 1억을 넣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발생하는 수익은 세후 846만원입니다.
그런데, 지금 1억에 살 수 있는 자동차가 2년 뒤에는 얼마일까요? 저는 1억 846만원은 훌쩍 넘는 가격일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 지금 1억에 살 수 있는 집이 2년 뒤에는 얼마일까요? 물가 상승은 새우깡과 자장면에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