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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 Jul 22. 2024

합격 취소를 취소

학교에서 기본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합격이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메일을 받고 멘붕이 왔었는데,


답 메일을 쓰고

답장이 없어 학교에 전화도 했다.


역시나 회피의 캐나다 답게

두루뭉수리 하게 바로 답변을 해주지 않고

대답을 회피하며, 메일로 답장을 주겠다 하길래


내 케이스로 답변해 달라는 게 아니라

General 입학 요건을 물어보는 거라고,

일반적으로 대학원 학위에, 

선수 과목 이수 했으면 기본 자격 갖춘 거 아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메일로

너는 자격이 충분하니 

이전의 메일은 무시해도 된다고 답장이 왔다.


아니, 이렇게 빨리 해결할 수 있으면서

왜 이메일 답장을 안 해줬던 걸까?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시간이 나에게는 어떤 것보다 소중하기 때문에

심장이 털썩하고 내려앉는 줄 알았다.
 

늘 공부 안 할래,

그냥 괜히 했어

툴툴 대었는데 내가 이렇게 원했는지 몰랐었다.



쨋든 합격 취소를 취소한다고

통보를 받았으니

열심히 수강 신청도 하고 달려봐야겠다.


내가 꼼꼼하지가 못해서 

이거 저거 학점 잘 계산해야 하는데

학교 생활도 난항이 예상되고

캐나다 학교들도 꼼꼼하지가 않아서

피차 서로 간에 뭔가 쉽지 않을 거 같다.....





이사는 마무리를 잘했다.

하우스 이사는 장난이 아니었다.

2층에서 베이스먼트까지


한 층마다 가라지를 가득 채웠고

남편과 둘이서 한 덕분에 

200불에 이사를 마쳤다........


아직은 건강한 몸뚱아리

아끼면 뭐 하겠냐 라는 마음으로

둘이서 이사를 끝내니 

뭐 또 뿌듯하구나.


아직은 우리가 젊어서 

라는 말이 왜 이렇게 서글픈가.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어가는 느낌이다. 


근데 예순 되어 지금 내가 쓴 글을 돌어보면

웃기고 있네, 너 젊거든 

이럴지도 모르지! 


하여간에 난 엄살이 심하다. 





이사를 마치고 한국 식당에서 외식.


이번 여름은 한국에서 보내기로 했으나

아이들 운동 일정도 그러하고...


사실 나는 학교로부터 메일을 받았는데 

그 메일인즉슨


너의 영어 테스트 결과를 보아하니

너는 방학 동안 인텐시브 코스를 들어야 할 거 같다,

방학 동안 너에게 '무료'로 무려 인텐시브 코스를 해주겠단다.

ㅠㅠㅠㅠ


사실 영어 과목 수강을 위한 테스트가

단순한 리딩 테스트인 줄 알았는데

지문 하나 주고, 작문이었다.


독서량이 부족해서 한국어로도 조리 있게 

글을 적지 못한 지가 꽤 되었는데

영어로 심도 깊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라니

적잖이 당황했었다.


정말 엉망으로 적어 낸 거 같은데....

불행 중 다행인 건 그룹 과외 같이 듣는 학생 들 중

수업들을 수준이 안돼서 크래딧도 없는 영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는데

다행히 그 상황만큼은 면했다. 휴우. 


언제는 합격을 취소하겠다더니

나를 걱정해 줘서 대단히 감사하다.


캐나다는 정말 공부하기 좋은 곳이구나,

학비도 무료인데

영어 때문에 졸업  못할 것 같은 내 걱정을 해주며

무료로 썸머 스쿨까지 ㅠㅠ


그래서 꼼작 없이 8월은 이곳에서

새 학기 준비를 해야 할 거 같다.


한국에 가면 마라떡볶이가 그렇게 먹어보고 싶었는데....

언제나 그리운 을밀대 평양냉면.... 눈물이 난다.


떡볶이 냉면 먹고 싶은 마음 참고, 

공부를 마치면 반년은 한국에서

반년은 캐나다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게

이룰 수 있게 의지를 다져야겠다.




한편으로 학교에서 메일을 받고

정말 많이 소심해져서

학교를 포기하고 

그냥 일하러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이미 잡오퍼도 받았고....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고... 생각했었다.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할 수는 있을 거 같은데, 영어라는 장벽이 너무 크게 와닿았다


근데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영어'가 공식 언어인 곳인데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하면 어떻게

두 아이 공부를 시킬 것이며

캐나다로 이민은 왜 왔냐며


영어는 회피할 대상이 아니라

이참에 정면 승부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학비도 무료이고,

못하는 나를 위해서 강좌도 준비해 주는데

열심히 해보고 안되면 그때 포기해도 되니깐.



그렇게 심란하던 차에 과외를 받으며

선생님께 아무래도 학교를 가지 않는 게 나을 거 같다,

내가 해낼 수가 없을 거 같다라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충분히 하고도 남으실 거 같다고,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잘한다고.

진짜 문과였던 게 맞냐고 되물으셨다. 

(사실..... 난 거의 100점만 받긴 했.....)


나를 보며  본인도 많이 자극받았다고

선생님도 기회 봐서, 이번에 학교 지원하겠다고

나를 진짜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주셨다.


아, 감사했다.



누군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때로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래서 사무치게 불안하다면


똑같은 사람 여기 한 명 있으니까

우연이라도 내 글을 읽었다면

같이 힘내보아요.


결국 넘어야 할 큰 산은 

무엇도 아니고 망설이는 나 자신이니까.


인생의 가을 녘에 들어서는데

어쩌면 이제 두 번 다시 돌이킬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주저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소중하니깐.


힘을 내보아요!

진짜 문제는 나태한 나 자신! 


오늘은 숙제를 꼭 다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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