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민권 신청 타임 라인
지난 4월 초 뉴욕을 떠나기 직전에
캐나다 시민권 신청을 완료했다.
내 주특기 중 하나인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그냥 이제는 해야 할 거 같아서..
8월에 한국을 갈 예정이었고
프로세싱이 6개월은 걸릴 거라 생각하고 신청했는데
일주일 뒤 바로 AOR을 받았다.
서류 잘 받았다는 안내.
설마 한국 가기 전까지는 안 나오겠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6월 초 바로 시민권 시험을 치라는
안내 메일을 받았다.
시민권 시험 안내를 6월 초에 받았고
기간 내 시험을 치면 된다.
한 달 정도 기간을 주며 3번 정도의 시도가 가능하다.
20문제 중 15문제를 맞혀야 합격이다.
이 시험이 참 재미있는 게
캐나다 정부에서 준 디스커버리를 공부하면 되고
대략 80페이지 정도 된다.
빡빡한 80페이지
앞에 캐나다의 역사 부분이 고비이며
각 주별로 특징이 특히
동부의 뉴브런즈윅, 뉴파운드랜드
이런데가 너무 헷갈린다.
모의고사나 책은 어려운데
시험은 정말 쉽다.
다만 공부를 하지 않으면 너무 헷갈리는
신기한 시험이었다.
나는 디스커버리 한번 보고
모의고사 풀며 모의고사가 출제된 부분의
디스커버리를 다시 하잇라잇 이걸 세 번 정도하고
타임라인 정리를 열심히 했다.
년도 꼭 물어본다.
내가 글을 남겼는지 모르겠는데
몸이 정말 아프던 어느 날....
진짜 빡쎘던 어느 날
밤 11시에 혼자 거실에서 시험을 쳤고
첫 시도에서 18/20으로 합격.
시민권 시험 안내는 6월 초, 시험은 6월 말에 쳤다.
보통 사람들은 안내받자마자 치던데
나는 데드라인 다 되어서 쳐버렸다.
혹시 여행 계획이 있다면 신속하게 치길
생각보다 프로세싱이 신속하다.
시민권 시험을 마치고
이사에 집중했다.
업체 없이 진행해서 진짜 2주는 걸린 거 같다.
엉엉.
이사를 마치고
아이 야구 일정으로 한국은 무리고
우리 보스턴을 가자며
보스턴 확정
뚱가뚱가 하던 찰나에 또 메일이 왔다.
시민권 선서식을 참가하라고
8월 초에.
시민권 시험 신청하고
한 몇 개월은 걸릴 줄 알았는데
바로 선서식까지 진행될 줄 몰랐다.
여권을 빠름으로 신청해도 8월 둘째 주까지는 무리.
결국 나이아가라 가기로.
캐나다 시민이 되는 기념적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선서식은 아침 8시 15분에 진행되고
보통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걸린다는데
나는 10시 45분이 다되어서 끝났다.
2시간 30분 소요.
줌 링크에 접속하면 300명 정도의
세리머니 참석자가 있고
한 명씩 개인정보 체크와
영주권 카드 절단식이 있다.
그게 모두 끝나면 다 같이 모여
선서를 영어와 불어로 하고
오캐나다를 부르며 선서식이 마무리된다.
서로 축하한다며 인사를 했지만 난 좀 슬펐다.
내가 사는 곳은 아시안이 별로 없는 곳답게
선서식에 참석한 그 많은 이민자들 중
아시안은 열손가락 안에 드는 듯했다.
- 서류 서명
- 여권 신청
시민권 선서를 하고 나면
캐나다 시민이 되겠다는 서류에 서명해서
바로 IRCC에 보내줘야 한다.
그리고 나면 이틀 이내에 전자 시민권 출력이 가능하다.
전자 시민권을 출력하면 바로
여권 신청도 해야 하기 때문에
또 정신없는 서류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는 선서식을 마치자마자
여권 사진부터 찍으러 갔다.
캐나다 여권 사진은 사진 찍은
장소와 날짜가 뒤에 다 적혀있어야 하고
보증인의 서명까지 받아야 한다.
우리가 캐나다에 와서 처음 살았던 동네에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 사는 동네에서 멀지만 일종의 루틴,
영주권 사진, 시민권 신청 사진, 여권 사진 다 여기서)
그때는 영주권도 없이 캐나다 처음 온
순진했던 가족들 모습이 여전히 기억난다.
이제 캐나다 시민까지 되어버린 지금 모습을 보니
사람 인생은 몇 년 사이에도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거 같다.
그러니까 지금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유튜브 쇼츠에 중독이네.
나는 그날 부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고
우리 아이들은 캐나다와 한국 이중 국적자가 되었다.
사실 아이들만 시민권 신청 할 수 있었지만
이중 국적을 위해서
내가 주 신청자가 되었다.
나의 의지로 어린아이들을 캐나다에 데려왔는데
또 내 마음대로 국적까지 바꿀 수는 없지 않을까
국적은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최소한
'선택'은 하길 바란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멀리 떠나와서
부모님이 물려주신 국적까지 바꿔버린 모습을 보니
참 제정신이 아닌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다 훌훌 털고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학교 생활 열심히 해야겠다.
이사, 시민권 선서식이랑
학교 수강 신청이 겹쳐서
학교 생활 정말 망했지만............ 하아........
수강 신청도 망해, 주차 신청도 못했어....
진짜 갑갑하다.
쨋든 시민권 선서식 신선한 경험이었다.
누구는 미국 시민권도 아닌데
좋아하는 꼬라지 하고는 이라고 하던데
정말 캐나다 시민들은 미국애들한테도 무시당하고
한국 사람들한테도 무시 제대로 받는군 ㅋㅋ
캐나다 복지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미국 국적 굳이.
나도 미국병 있는 사람으로서 미쿡 물이 좋긴하지만,
캐나다 국적이면 미국 가서 일하는 비자도 자유롭고,
이미 넥서스 가지고 자유롭게 드나드는데
굳이 미국 시민권이 필요할리가..
쨋든 애증의 단풍국 시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