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은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대부분이 망한 거 같다......
에휴.....
우선 영어.
다행히 크래딧이 없는 수업을 들어야 하는
대참사는 면했으나 택도 없는 영어 실력이라
썸머 스쿨을 들었었다.
거기서도 오리무중 헤매는 중.
진짜 에세이가 답이 없다.
나랑 같이 썸머스쿨 듣는 애들은
모국어가 프랑스어인 아이들이기 때문에
영어 말하기가 나와 도긴개긴인데
웃긴 건 얘들은 전치사를 영어인데도
기가 막히게 잘한다 ㅠㅠ
나만 전치사, Phrase verbe 혼자 헤매는 중
내가 그래도 불어 전공에 B2 있는 여자인데
사실 프랑스어를 공부 제대로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좀 높다고 하는 B2 레벨도 사실 말하기는 어버버 수준이고
겨우 듣기로 연명하고, 글쓰기는 초초딩 수준인지라
(프랑스어 학교 초5 우리 애가 시험처도 C1은 나올 거 같다.)
역시나 학교에서 너의 레벨은
수업도 들을 수 없는 수준이니 크레딧 없는 수업부터
들으라고 나에게 '경고장'이 왔다.
후훗 하하하하하
괜찮다, 학비 무료다.
예전에 불어 어학원 한 달에 백만 원도 주고 다녔고
영어는 맥길 대학원에서 60만 원도 주고 다녔는데
무료로 애써주니 고맙지 뭐.
영어도 버거운데 프랑스어까지,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보자, 나이는 잊고.
수강신청이 이론 수업 + 랩 때문에
엉망진창이고
필수 과목 4개 스케줄이 엉키고 설켜서
몇 시간 쥐어짜며 짰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학교에서 알아서
다 짜버렸고 수정도 안되게 해 놨더라.
멘붕. 미리 말을 좀 해주지....
고등학생도 아니고 왜 학교에서 수강신청을
알아서 다 픽스해놓냐고ㅠㅠ
방통대 다닐 때도 이렇게는 안 했다고ㅠㅠ
제가 아기 입니까, 응애?
아무리 고등학교-대학교 중간 과정이지만
수강 신청도 자기 맘대로 하는 건 처음이야!
문제는 뭐냐면 화학 수업이 5:30 마치는데
우리 애들 학교가 6시에 문을 닫는다.
심지어 각각 다른 학교.
아무리 고속도로 일직선 상에 학교들이
나란히 있다고 하지만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시간.
특히 겨울에 눈 오는 날씨의 캐나다에서
나의 학교 생활과 아이들 케어가 잘 될지 진짜 멘붕이다.
안전운전.... 급하게 하지 말자...
사정 얘기하고 학교에 문의해도 수정 불가하단다.
진짜 이 부분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교내 주차 시 주차권이 필요한데
우리 학교는 강가 옆에 홀로 있는 곳이어서
대중교통 이용이 거의 불가 한 곳이다.
하필이면 주차권 신청 하던 날
내가 정신이 나갔는지
애들 플데 시키느라 못 했다
주차권 솔드아웃.
나는 이제 주차를 어디 할 수 있을까
시청 범칙금보다 교내 범칙금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일단 캠퍼스 안에 불법 주차를 하던가,
맥길 대학이랑 붙어 있는데 거기 대던가
어떻게든 살아남야 봐야겠다.
학교가 진짜 너무해!
애들 플데가 지난주 지지난주
거의 매일 친구집 서로 오고 가고 난리 치느라
내 수강신청, 주차권 신청 등등
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만나자는 사람은 많은 건지
감사하면서도 바쁜 일상을 어떻게 관리할지 좀 정신을
차려봐야 할 거 같다.
무조건 참석하라고 해서 참석했다.
우리 과는 이 레벨에서는 제일 경쟁이 치열한 전공으로
의대를 목표로 하는 애들이 많다.
발표하는 연사분께서 여기 합격해서
지금 앉아 있는 너희들 보다, 지원해서 떨어진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며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하라고 하셔서
뭔가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다시 가다듬게 되었다.
아무리 언더유니 (대학준비과정) 과정이지만
늙은이가 아예 없을 줄은 몰랐다.
나처럼 인생을 아예 다 갈아엎는 사람은 없나 보다.
하필이면 올해부터 흰머리도 많이 나서
백발이 성성한 웬 아시안이 앉아 있으니
너무 민망했지만 합격을 도대체 어떻게 했냐며
편견 없이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보자.
내가 학교를 다니는 것만으로
스스로가 버거운 상태인데
내게 학교를 가는데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다들 이러쿵저러쿵 좁은 교민 사회에서 말이 나오고 있다.
몇 명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걸까??
그래서 지인들이 들여다보는 블로그도 그래서 접었는데...
내가 학교를 다니는 게 왜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걸까
불안하면 본인도 하면 안 되나?
나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텐데
다들 잘 안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 하는 거 같다.
의대 갈 생각이 없는데
전공이 이렇다보니 의대를 생각 하는 줄 착각하고,
사람 영어도 못하는데 의대를 가서
다른 사람 피해 주지 말라는 말까지 하던데
다른 사람 피해???? 헐..... 예의 어디 가셨나?
진짜 뭔가 싶었다.
선 넘는 발언에 어떤 분이 대신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영어는 문제없을 정도로 할 텐데
뭔 상관이냐고 하니까
그래도 원어민이 아니라 어쩌고 저쩌고
GPA가 다가 아니라는 둥...
이렇게 까지 선 넘어가며 나에게
의대를 가지 말라는 저의가 뭔지
그 정성이 놀라웠다.
의대를 가던 말든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지 않나?
뽑아줘야 가지요! ㅠㅠㅠ
뽑아주지도 않을 거 같은데 하아.
뭘 그렇게 열을 낼까?
진짜 내가 갈 수 있을까 봐 걱정이라도 되나?
일말의 가능 성이라도 있다는 건가?
진짜 의대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
그 공부를 할 수도 해낼 수도 없을 거 같고
의대는 절대 안 된다며 열을 내는 분들을 보니
가능성이 있어 보이 나보다. 감사합니다.
근데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어서.
아이들 액티비티도 그렇고
나 학교 가는 것도 그렇고
어디 가서 말하고 다닌 적도 없어도
교민사회가 좁다 보니 오며 가며 다 보고 알게 되는 거 같다.
또 혹시 모른다, 이 브런치도
애매한 이곳 지인 누군가가 들여다보고 있을지도.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부정적인 말
특히 아이들을 향한 부정적인 말이 나오고
벼르고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는 걸 얼마 전에 듣고
너무 놀랬다.
우리가 열심히 사는 게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내가 자랑을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애들이랑 지지고 볶으며 열심히 할 뿐인데
애들 가지고 뒷말하고 앉아 있어 황당하다.
한국 교민과는 마주칠 그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고
좀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싶다.
어차피 도움도 안 되더라..........
도움이 필요할 때 외면 해주시는 1순위더라.
딱히 친분도 없고 교류하지 않는데도
아이들 다니는 학교
아이들 하는 액티비티
그거 어디서 뭐 한다더라 얘기 듣고
온갖 부정적인 뒷 말을 한다는 게 놀랍군.
사람들이 이렇게 저질일 수도 있구나.
아무런 피해를 준적이 없는데.
근데 뭐 해야 할 것들이나 열심히 하면 되지 뭐..
푼수 같은 내가 일조한 거지 뭐.
여기 글도 쓰면 안 되는 걸까?
쨋든 정신 차리고 똑 부러지게 학교 생활을
무사히 생존해 보리라.
의대 ㅎㅎㅎㅎㅎㅎㅎ
의대는 웃음만 나와 ㅎㅎㅎㅎ
그렇게 까지 생각해 줘서 고마워요! ㅎㅎㅎㅎ
사실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