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자란다,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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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즈음이면 퀘백의 많은 초등학교 들이 한데 모여
숲속을 뛰는 경기는 Cross country가 열린다.
우리학교도 매년 참가 하는 학교 중 하나인데,
Comperative 와 Festival 총 두번이 열린다.
Comparative는 정말 잘하는 아이들을 선별해서 열리는
운동 경기 같은것이고,
Festival 또한 선별 하기는 하지만 앞의 경기보다는 잘하지 않아도 참가 가능하다.
우리 딸아이는 나를 닮아서
운동 신경이 정~~~말 없다.
내가 아이를 하키, 태권도, 수영 온갖 스포츠를 시키면
우리 애가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시키는 줄 안다.
오히려 정 반대이다.
우리 아이는 본디 앉아서 책만 읽고
앉아서 사부작 사부작 노는 아이 였다.
초등 저학년은 아무래도 운동 신경 좋은 아이들이 인기가 많고,
학교 생활도 무난하다.
그걸 Athelete 을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구분하는데
특히 캐나다,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그것' (Athelete) 이 정말로 중요하다.
여자아이들도 남자아이들 만큼은 아니지만서도 중요한거 같다.
주위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우리 아이는 Athelete 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 하는거 보면 나만의 생각이 아닌듯.
쨋든 그래서 정말 억지로 딸아이의 운동 수행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없다면 노력해서 어떻게든 보통 인간(??) 수준으로 맞춰주자 라는 심정으로
시간, 노력, 돈을 투입해서
보통 인간화 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체육 성적은 평균보다 훨씬 아래이다.
티쳐....... 컴온......
그런 몸치 인간으로 살아온 딸인데
이번에 Cross country에 참가하겠단다.
2km, 3km 달리기인데 본인 하겠단다.
너는 달려본적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
안된다
엄청 말렸지만 꼭 하겠단다.
숲속을 달리는데 꼴지라도 해서
무리에서 이탈되면 어쩌지?
나쁜 사람이 납치 하면 어쩌지?
(미드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하지만 조심 또 조심..)
온갖 불안한 마음들이 떠오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얘는 항상 본인 앞가림은 똑바로 하니
한번 보내보자 라는 심정으로 보냈다.
아침 8시반 학교에서 버스트를 타고 행사장으로 가서
달리고 왔고, 결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결과는.....
딸 아이는 154명중 무려 60들을 기록했다.
꼴지만 아니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어머나 세상에 무슨일인지.... 60등 이라니!!!!
너무 잘했다고 칭찬 해줬다.
(물론 남들 기준에서는 쏘쏘한 결과지만
우리는 인간으로서 이게 가능한가? 수준의 운동 능력 최저 인간들인지라....)
딸은
"엄마는 내가 못할 줄 알았지?
엄마는 아직 나를 잘 몰라~"
말하는데
맞다, 엄마는 엄마라는 이유로 내 아이를 잘 안다고
착각하고 살았던거 같다.
Cross country 안보냈으면 어쩔뻔 했나.
너무 대견하다.
본인이 이루어낸 이 소소한 성과들이 모여서
우리아이에게 긍정적인 자화상의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의 결정이 참 훌륭했다.
항상 용기있고 자신감 있고 당당한 딸 아이를 응원한다.
수학 시험의 옆에 앉은 중국 아저씨의 실언(??) 을 듣고
요즘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내 나이가 마흔인데 아직도 진로 고민이라니 기가 찬다.
애매하게 대기업 다니고 전문성이 없으면
이런 인생이구나.... 아이 낳고 경력 단절 되어도
딱히 기술력이 없으니 돌아갈 곳도 없다.
또 우리 아이들은 학교도 빡세, 이 많은 액티비티 어찌 보좌(??) 할까..
중학교 전 까지만 보좌 해주려고 하는데
그럴려면 그 사이에 나까지 뭘 하기가 참 힘들다.
남편은 일하기 바쁘고.
쨋든 시험이 엄청 쉬웠나 보다
다 잘쳤나보다 생각하는데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나는 콕 찍어
모두가 다 틀린 문제를 혼자 맞춘 유일한 학생 이라고 하셨다.
롸????????????????
수포자이자 수학에 대한 포비아가 있던 나로서는 너무 놀라웠다.
바보는 아니었나보다...
남편은 맨날 내가 IQ가 낮다고 놀리고,
바보라고 놀리고
나도 내가 바보인줄 알고 살아왔는데
완전 바보는 아니었다보다.
사실 이해력은 상당히 딸리는건 맞지만 서도....
애들 공부 헤맬때면 아들 머리는 엄마 머리 100%라며...
엄마 유전을 그렇게나 강조 해대더니..
그래서 나닮아서 수학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들아 걱정 하지마!! 못하는게 아니라 안한거였어!!!!
긴 여정에 늘 물음표였는데
일말의 자신감을 가져본다.
나는 나를 늘 잘안다고 생각했는데..
벼락치기 같은 공부는 하루 이틀 밤 새워도 할당량을 해내는데
이렇게 진득히 꾸준히 해야하는 공부는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나를 아직 잘 모르는거 같다.
이제 영어만 좀 어떻게 하면 되는데 말이다.
진짜 몇년을 살아도 이 수준이 말이 되니?ㅠㅠ
이 나이가 되어도 나는 나 조차도 모른다.
이 나이가 되어도 무례한 사람들에게 당하고 산다.
언제쯤이면 내가 글속에서 읽었던 지혜로운 사람 처럼 살아 갈 수 있을까?
중요한것은 언제나 글 속에 남기는것 처럼
삶에 대한 방향성이라 생각하고
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