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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나 혼자 외출

우리는 여전히 그대로인 걸

by 한송이 Jan 24. 2025

귀여운 아들 두 명을 키우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아주 오랜만이다. 출산 직전에 만나고 어느새 9개월이 흘렀다.


마침 아빠 둘이 오후에 시간이 돼서 부부모임을 할까 하다가 '나 혼자 외출'이라는 경우의 수가 생각났다. 1. 엄마와 아기들만 만난다. 2. 부부와 아기들이 만난다. 3. 아빠들이 아기 보고 엄마들만 만난다.


친구는 3번을 골랐고 남편들도 흔쾌히 수락해 주어 예전처럼 둘이서 만났다.


약속 당일 부랴부랴 돌봄과 할 일들을 하고, 단장까지 해야 하니 마음이 급했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외출이라 일분일초가 귀했다.


오후 한 시에 만나 식당가를 둘러보는데 친구가 "나 지금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어!"라고 말했다. "커피부터 마실까!" 농담을 하고 발걸음을 서둘렀다. 나도 똑같아서 반갑고도 웃겼다.


오후 두 시 이후에 커피를 마시면 새벽 한 시 두 시까지 잠이 안 온다. 카페인에 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출산 후 생긴 변화다.


서둘러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갔는데 친구는 결국 디카페인을 선택했다. 나는 괜찮기를 바라며 따뜻한 라테를 시켰다. 예쁜 라테아트에 우리는 기분이 좋았다.


커피를 다 마시고 잔이 차게 식을 때까지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육아, 몸 아픈 곳, 가족들의 도움, 복직하는 시기와 대하는 마음, 교회 생활, 어린이집 이야기 등등. 짧은 시간 나눈 이야기는 어마어마했다.


아기들이 초등학교에 가면 우리가 마흔쯤이려나? 말하고 나서  입을 가리고 놀랐다.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말이 스쳐 지나갔다. 혼자 외출한 우리는 아기 엄마 같지 않았다.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결혼, 임신, 출산, 육아까지. 모든 일들을 관통하는 어린 시절 우정이 서로를 그대로인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그리고 옛날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집에 오니 목이 칼칼하다. 오랜만에 수다가 길었다. 그나저나 밤이 되니 걱정이 몰려온다. 낮잠도 못 잤는데. 잠이나 쏟아졌으면! 다시 내일 육아 컨디션을 챙겨야 하는 밤. 일찍 잠들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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