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욕망에 사로잡힌 삶

<일타스캔들>을 보며

자기의 욕망에 사로잡혀서 사는 삶이 악한 삶이다.

누구든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함부로 대한다.

자기를 누군가에게 선물로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누릴 줄 아는 사람은 부족한 것 때문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김기석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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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청파교회 주일예배 설교말씀 중 내 마음에 울림을 준 말씀이다.

지금 세상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해야 행복하다'라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한다. 그런 말에 자연스럽게 세뇌된 우리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욕망한다.

럭셔리한 집, 좋은 차, 훌륭한 직업, 눈부신 외모,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는 것에서부터 하물며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까지...

그런데 어제 설교말씀은 자기의 욕망에 사로잡혀서 사는 삶은 악한 삶이라고 말한다. 욕망이 아예 없이 산다는 게 가능할까? 그건 불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사로잡혀서'란 단어에 주목하게 된다.

누구나 자신의 욕구를 이루려고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무언가를 배우고 하는 거겠지..

하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런 자신의 욕구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수단으로 생각하고 이용하고 함부로 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걸 악하다고 하신 것 같다.

요즘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그런 악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는 엄마들.

보면서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자기 자식의 성적을 위해 시험지를 빼내고 경쟁자인 아이를 퇴학시키라고 데모를 하고 자기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파렴치한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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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욕망의 희생자는 자녀들이다. 차로 태워다 주고 먹을 것을 챙겨주고 최고의 학원을 보내주고 모든 걸 자녀를 위해 헌신하는 것처럼 보이나 결국은 자녀들은 욕망에 사로잡힌 엄마들의 욕망을 이루어줄 '공부하는 기계'일 뿐이다.

자녀를 이용하면서 널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렇게 세뇌당한 자녀들은 그게 사랑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내면은 병들어간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다. 날 존재로서 사랑하는지, 목적을 가지고 조건적으로 사랑하는지...

그녀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남행선이라는 반찬가게 사장님이 등장한다. 언니가 버리고 간 조카를 딸처럼 키우고 자폐증이 있는 남동생을 케어하며 사는 지극히 이타적인 여인이다.

자신의 욕망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사람 중에 가장 밝고 생기 있고 생명력이 넘친다.

비록 지적이지 않고 교양 없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그녀지만 그녀의 순수한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자신보다 타인에게 자신을 선물로 주는 삶"

이게 행복의 비결이 아닐까..?

밝고 따뜻한 니트를 입고 나오는 남행선에게 따뜻한 봄바람 같은 온기가 느껴진다.

그 매력에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일타강사인 최치열도 조금씩 조금씩 빠져들어버린 거 아닐까?

나도 그녀의 이타성을 닮고 싶다. 나도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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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큰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욕망이었다. 평생 가슴 절절히 바랬던 나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또 심리상담사가 되는 것도 나의 꿈이었고 그것도 이루어졌다. 그래서 한동안 욕망이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런 삶은 평안했고 요동치는 게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또 다른 욕망이 생겼다.

'글을 잘 쓰는 작가가 되는 것'과 '출간작가가 되는 것'이다.

이 욕망으로 인해 평온하던 삶에 파도가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파도가 행복한 일상에 그늘이 생기게 하고 있다.

삶의 목표가 있다는 건 바람직한 것이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큰 욕망이 되지는 않도록 마음을 잘 살피고 다스려야 할 일이다.

유명한 작가가 되어 돈도 많이 벌고 그것을 통해 더 매스컴에도 나가고 그걸 보고 상담실을 찾아오는 내담자가 많아져서 더 큰 센터를 차리고..

이런 목적으로 글을 쓰고 책을 내겠다고 한다면 그건 엄청난 욕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에겐 그런 욕망은 없다. 단지 글을 쓰며 글쓰기가 더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 빠졌다.

그래서 더 글을 잘 쓰고 싶고 그 결과물로 책을 내고 싶은 마음도 생겨버렸다.

그 책이 누군가의 마음에 봄바람 같이 시원함과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하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삶을 누리지 못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 될 테니 선물 같은 오늘을 기쁨과 행복으로 채워나가는 게 제일 우선순위에 놓아야 할 일이라는 걸 잊지 않기를...

일타스캔들에서 선재가 엄마에게 한 말이다.

" 엄마는 그래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