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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시간 걷기로 허리통증이 사라졌다고?

by 정민유


걷기가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너무 흔한 진실은 그냥 스쳐 지나기 쉬운 법인가 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의 왕도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라든지

건강한 삶을 살려면 1주일에 세 번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

너무나 당연하지만 지키기 힘든 진실.


나 역시도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가면 모든 의사 선생님들에게 듣던 말이다.

"운동하세요"

"제가 최근에 필라테스를 했었는데요..."

"아니요 거창하게 돈 들여서 운동할 것 없이 그냥 걸으세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그냥 흘러들었다.

허리 통증이 없어지려면 뭔가 대단하고 전문적인 재활운동 같은 걸 해야 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던가보다.


게다가 조금만 걸으면 무릎이 시큰거리고 허리도 더 아파지는 것 같아서 겁이 났다. 오랜 시간 통증과 싸워왔기 때문에 통증이 생기는 게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뭔가를 시도하다가 조금만 통증이 생기면 그만두고 그만두기를 수도 없이 하던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fims치료를 하러 갔다.

그 병원의 원장 샘이 이런 나의 선입견을 깨 주셨다.


"조금 더 아파진다고 겁내지 말고 '죽으면 죽으리다'라는 마음으로 걸으세요. 무릎 아프다고 죽지 않아요. 그 통증을 겁내지 말고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뛰어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건강해지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될 거예요"


그날의 말씀은 마음으로 쑥 들어왔다.

다른 때와는 달리.

왜 그랬을까?

통증을 겁내는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먼저 그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공감해주셨다.

그 진심이 느껴져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것밖에 다른 어떠한 방도도 없는 낭떠러지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사망할 확률이 59% 증가한다.
오래 앉아 있으면 온몸에 좌독이 퍼질 것 같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그런데 참으로 반가운 것은 8시간 좌독이 하루 60~75분 중강도 운동으로 해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근교수 <백 년 운동>에서


최근에 읽던 책에 나온 내용이다.
상담하려면 오래 앉아있는 시간이 많으니 걸어야 될 이유가 이보다 확실할 수는 없었다.

그다음 날부터 1시간 이상 걷기로 단단히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게 이렇게나 먼 길이었다니!!

아무튼 원장님 말씀처럼 조금 아파진다고 겁내지 않고 '죽으면 죽으리다'라는 마음으로 2주 정도 매일 걷기를 했다.

7000보에서 많게는 10000보를 걸었다.

그러고 나서 신기하게도 허리 통증이 사라져 버렸다.

말도 안 돼!!

이렇게 쉬운 거였어?

15년 이상 수없는 치료와 시술까지 하고 일 년 중에 진통제를 안 먹는 날이 별로 없을 정도였는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거다!!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너무 감사했다.

단지 걸었을 뿐인데 오랫동안 아프던 허리 통증이 없어졌다고?

최근에 소원은 오직 한 가지였다.

"허리만 안 아프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그런데 소원이 이루어진 거다.

너무 싱거웠다. 걷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신 원장님을 만난 게 인생의 행운이었다.


하지만 2주 지났을 때 오미크론에 걸려버렸다.

10일 정도 걸을 수가 없었다.

너무 속상했다.

'이제 겨우 몸이 좋아지고 있나 보다 생각이 드는데

오미크론 때문에 몸이 다시 약해지면 어쩌지?'

그리고 오늘 드디어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혹시 몸이 다시 약해져서 잘 못 걷는 거 아닐까?'

겁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1시간 정도 걸었는데 허리나 무릎에 통증이 전혀 없었다.


이제 다시 걷기 모드로 돌입이다.

난 더 더 건강해질 테다. 그래서 허리 통증이 있는 분들에게 걷기 전도사가 되어야겠다.

기쁘고 행복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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