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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새벽 Oct 29. 2022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일상에 숨은 보석

 아이들과 협곡열차를 타러 왔다. 높은 산, 계곡을 흘러내리는 시내가 계속해서 펼쳐지고 푸른 하늘도 참 좋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과 풍광들. 그러다 문득 둘째의 얼굴을 바라보며 싱긋 웃어본다. 더 아름다운 우주가 아이의 모습에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연을 바라보며 참 좋구나 하듯이 아이들을 바라보며 더 놀라운 우주를 그 안에서 발견한다. 하나님이 지으신 놀라운 우주. 너희 안에 주님이 지으신 우주가 있구나. 


 "나는 자연경치 이런 게 좋은지는 모르겠고 그냥 아이들이랑 함께 하는 시간이 좋은 것 같아." 

 신랑이 열차 안에서 그런다. 자연경치도 좋지만 아이들은 엄마 아빠랑 손가락 놀이한 걸 더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도 자연경치보다 둘째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네 안에 우주가 있구나 묵상을 한 기억이 더 남을지도 모르겠다. 주님이 주신 소중한 한 조각. 아이들과 함께 하는 보석 같은 시간 조각들. 


 늘 그런 것 같다. 눈앞의 것에만 골몰하면 보이지 않는다. 열차 타러 온 것, 열차 자체를 누리는 것보다 그 안에 숨어 있는 보석을 찾고 누리길 원하시는 주님. 그래서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늘 보이지 않는 보석을 찾는 것, 주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이 일상이 보석처럼 아름다워지는 길이다. 


 지치지 않고 롱런하기 위한 홈스쿨링(“홈스쿨링, 함께 자라는 시간”)의 글을 마치고 어떤 글을 쓰게 될지 기다리고 있었다. 육아의 일상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 흔적들, 때로는 보물같이 아름답고 기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때론 쓰라리기도 한 흔적들을 찾아나가게 하시는 요즘이다. 기쁜 순간도, 쓰라린 순간도 주님이 주시는 보석과 같은 순간이니 써서 남기라고 하시는 것 같다. 몇 날이 될지, 몇 달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열심히 보석을 찾아나가 보자, 아니 어쩌면 캐내어 보자. 파고 파는 수고를 하게 되더라도. 그러면 흙덩이들을, 돌덩이들을 그 안에 숨은 보석으로 보는 눈이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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