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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새벽 Nov 01. 2022

일상에서 발견하는 보석

마음을 찌르는 아름다움

 첫째와 둘째가 싸웠다. 첫째 생일선물로 사준 장난감 때문에 서로 싸워대는 걸 신랑이 야단치다가 장난감을 부숴버렸다. 

 “엄마, 그거 얼마야?” 

 둘째가 그 장난감이 얼마인지 내게 물어보았다. 마침 외할아버지에게 받은 용돈이 있어서 사주고 싶었나 보다. 

 “엄마가 사주고 싶어도 또 싸울까 봐 아빠가 못 사게 하실 수도 있어.”

 결국 둘째가 자기 용돈으로 사줄 생각을 접게 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난 밤, 신랑은 감정적으로 야단친 일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을 두런두런 나누었다. 신랑은 둘째가 짠했다고 한다. ‘엄마, 그거 얼마야’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들어 넘겼던 그 말에 신랑은 마음 아파했다.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 속 신랑의 마음에 물든 건지 나도 마음이 아프기 시작한다. 장난감이 부서져 속상한 첫째도 첫째지만 자기 때문에 장난감이 부서진 것 같아 미안해하는 둘째를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아픈 거다. 


 이 아픈 마음은 어쩌면 주님이 주시는 마음이라 주님이 주시는 회초리처럼 느껴진다. 모든 일이 부모인 나를 다듬기 위해서 드시는 회초리와 같이 느껴진다. 주님이 드신 매는 많이 쓰라린 대신 둘째의 미안해하는 보석 같은 마음을 발견하게 한다. 아이들의 이런 반짝이는 마음을 그동안 왜 못 알아보았는지, 알아채기 위해 따뜻하게 말을 걸어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든다. 


 일상에서 발견하는 보석은 아름답기 때문에 그저 행복해지게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 빛나는 보석 때문에 때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한 것은 처음 알았다. 늦게 발견해서, 그래서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한 아픔이다. 


 친정에 2박 3일 동안 다녀오고 온 가족이 피곤한 저녁이었다. 아이들이 피곤할 때 찾는 품이 엄마의 품이 되길, 엄마의 품에서 쉼을 누릴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길 기도 한 조각을 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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