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 아래
허연 백발 주름투성의 실룩대는
얼굴이 더이상 작은 몸집조차
버틸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낡은 리어카 위에 작은 과자 상자
바카스 상자 정체모를 후줄근한 상자가
서로 몸싸움하듯 뒤엉켜 있었다.
그녀는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검은 눈 속 눈은 볼 수 없지만
줄곧 한 곳을 보고 있음을 알았다.
나도 같은 마음이어서
몰래 그녀를 주시하였다.
그녀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냈다.
시선은 할아버지를 향한 채
손은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다시 리어카를 잡고
떠나려는 순간 휘청거렸다.
그녀는 조용히 다가가서
할아버지를 부축해 주었다.
그리고 할아버지 손을 꼭 잡았다.
돈은 슬그머니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녀는 동정보다 진심이 더 큰
힘이 된다는 걸 아는 천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