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커피일기

오늘의 커피

by 아무

오늘의 커피

요즘 내 인생에 유일한 사치.
이만큼이라도 업무도 다른 무엇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굳이 쪼개어 만들어낸, 온전히 나를 위한 이 시간.
오늘도 어제 새로 생긴 브라질을 꺼냈다. 몇 주 전 새로 들여온 몇 가지의 원두 중 3가지를 맛보고 그것들을 극찬하고 좋아했던 게 엊그제같은데 그새 또 새로운 원두가 생겨 옛원두를 까맣게 잊고 이 새 원두에 빠져버린 나. 그리고 내 입.

적당한 쓴맛+적당한 신맛은 나의 기분도 적당하게 유지시켜 준다. 그러고보니 이 원두는 향기도 진하지 않고 맛도 적당하다. 그래서 이 원두가 계속 끌렸나 보다. 요즘의 나에게.

이렇게 11월도 끝나가는구나. 이제 내일이면 12월. 진작부터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준비한 건 하나도 없다. 무방비한 상태로 내년을 맞이하고 싶지는 않은데, 요즘의 나는 또 잔뜩 가라앉아있다. 운동을 하지 못해서 그런건지, 지긋지긋한 감기 덕분에 전체적인 나의 삶이 무기력해졌다. 그래 감기탓이다. 감기탓으로 해두자.
조금씩 그 끝이 보인다.
이렇게 감기와 멀어지고 정상인으로 돌아가고 싶다. 정상인이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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